伊 최대 경제지 "한국경제, 일본 지위 차지"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의 최대 경제 일간지가 한국이 전세계 모든 경제 후발국가들이 갈망하는 모델로 부상하며 과거 일본의 지위를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의 권위있는 경제신문 `일 솔레 24 오레(24시)'는 21일자 국제면 머리기사로 게재한 <한국산업, 하이테크와 녹색성장 겨냥>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제상황을 비교하면서 `부러움'을 나타냈다.

이 신문은 지난 7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A+)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조정한 점을 거론하면서 "이는 이탈리아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지 정확히 한 달 만의 일이며, 이는 금융분야에서 한국이 이탈리아보다 신용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 "한국시장은 높은 수준의 환경 및 첨단기술 분야 제조업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 해외업체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며 "2010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6.2% 성장하면서 제조업 생산에서 이탈리아를 추월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3년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직후 한국은 경제위기를 맞을 뻔 했지만 미국, 일본 등과의 통화스왑 체결 등으로 압박을 완화시키는 등 현명하게 대처했고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지 않은 몇 안 되는 나라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사에 인용된 파비아 대학의 악셀 베르코프스키 교수는 "삼성은 소니를 넘어섰다"면서 "이는 단순히 삼성이 세계적인 첨단기술 보유업체가 됐다는 것을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베르코프스키 교수는 "이는 한국이 과거 일본의 지위, 즉 경제성장을 바라는 모든 국가들의 모델이자 등대로서의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97~98년 아시아 경제위기 당시 한국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였는데, 그것이 불과 14년 전의 일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썼다.

이와 함께 신문은 한국정부가 미국, 유럽연합(EU)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국가라고 소개했다.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