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고의 미학 | ||
| ||
안녕 하십니까 박재희 입니다. 첫째 충고는 따뜻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충고라도 칼 휘두르듯이 상대방의 가슴을 도려낸다면 그 충고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겁니다. 북송(北宋)의 정치가 범충선공(范忠宣公)은 충고의 자세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남의 잘못을 따지고 지적하는 것은 명철하다. 반면 아무리 총명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잘못을 용서하는 것은 관대하다. 그래서 충고는 나의 잘못을 용서하는 관대한 자세로 남에게 해야 한다.’ 예 자신에게 관대한 마음으로 상대방의 잘못을 바라본다면 그 충고는 따뜻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충고는 상황을 살펴서 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감정이나 기분을 고려하지 않거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는 충고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늘 버릇처럼 남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이 제 딴엔 남을 위해 충고한다고 하지만 준비 안 된 충고는 상대방의 마음만 상하게 할 뿐이죠. 상황을 살펴 충고하는 것을 기간(幾諫)이라고 합니다. 기미(幾微)를 살펴 충고한다는 뜻이죠. 공자는 특히 옳은 이야기를 윗사람에게 진술할 때 기간(幾諫)의 방법을 써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부모든 내가 모시는 상사든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말 반드시 지적하고 개진해야 할 말이 있다면 상대방의 감정과 상황을 살피는 것이 지혜로운 자의 충고 방식입니다. 셋째 충고는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신뢰가 있은 후에 충고하라(信而後諫)! 신뢰가 없이 충고하는 것에 대하여 상대방은 자신을 비방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未信則以爲謗己也). 나와 특별한 관계도 없고, 자주 만나거나 신뢰가 쌓인 사람이 아닌데 나에 대하여 던지는 충고는 제대로 받아들여 질 수가 없습니다. 그저 나를 욕하고 비방하는 이야기로만 들리기 때문이죠. 충고는 관계의 질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내가 하는 충고에 대하여 진심어린 마음을 받아 줄 수 있는 믿음 있는 관계야 말로 충고의 최소조건일겁니다. 넷째 충고도 너무 자주하면 관계가 소원해집니다. 같은 충고를 반복해서 상대방에게 하면 상대방은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충고는 대부분 상대방이 인정하지 않는 나만의 생각일 경우가 많죠. 공자의 제자였던 자유(子游)는 신하가 임금에 대한 충고와 친구 사이의 충고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내가 모시는 주군에 대하여 너무 자주(數) 간언을 하고 충고를 하면 주군에게 욕을 먹거나 버림을 당할 것이다(事君數 斯辱矣). 친구사이에도 너무 자주 충고를 하면 그 친구관계는 소원해 질 수밖에 없다(朋友數 斯疏矣). 만나면 무조건 남의 잘못부터 따지는 사람을 계속해서 만나고 싶어 할 사람은 없습니다. 충고는 정말 준비하고 계획해서 해야 합니다. 기분 내키는 대로 퍼부어대는 것이 충고가 아닙니다. 충고(忠告)에는 충심(忠心)이 있어야 합니다. 다섯째 충고도 한계가 있습니다.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친구와의 관계에 대하여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친구사이는 충고하여 좋은 길로 인도하는 사이다(忠告而善道之). 그러나 아무리 충고를 해도 상대방이 고치지 않으면 그 충고는 그쳐야 한다(不可則止). 이것이 스스로를 욕되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無自辱焉).’ 몇 번한 충고에 상대방이 그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미 그 문제에 대하여 생각이 다른 것입니다. 이것을 고집하여 계속 충고한다면 그것은 충고가 아니라 강요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충고는 정말 어려운 것입니다. 남의 단점과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과 기분을 아프게 하기 때문이죠. 그래도 충고를 안 할 수는 없습니다. 충고는 조직을 살리는 숭고한 행위입니다. 그러나 충고에도 원칙이 있고 기술이 있습니다. 진심어린 충고를 받아들이는 사람 역시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우(禹)왕은 좋은 충고를 들으면 그 충고를 한 사람에게 절을 했다고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충고를 잘 할 줄 알고 받아들일 줄 아는 충고의 고수들이었던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Free Opin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넷향기] 이영권 박사의 "경제를 이해해야 세계가 보인다." (0) | 2011.07.27 |
---|---|
[ 공직자의 마음가짐 ] 김진홍의 아침묵상 (0) | 2011.07.26 |
[스크랩] 내가 받은 메일 / 캄보디아에서 무슨 일이? (0) | 2011.07.24 |
[ 인터넷 중독 치유 가족사랑 상담소 개소식 ] 김진홍의 아침묵상 (0) | 2011.07.23 |
[태평로] 당신의 뇌는 안녕하십니까?/ 조선일보 (0) | 2011.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