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혁신형 제품이 인기인 이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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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빠르게 회복됐다. 하지만 주로 수출 대기업이 주도하는 회복이었다. 그 결과 대기업은 나날이 부유해지고, 국민은 가난해지는 불균형이 가속화 됐다. 같은 이유로 수출은 좋아져도 내수는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 상당수 국민은 일자리와 매기(買氣) 감소로 소득 정체 현상을 보였다. 변덕스러운 날씨와 환율로 농수산물과 수입 생필품 가격이 크게 뛰었다. 이는 생활 형편의 실질적 퇴보로 이어졌다. 과거 불황이나 경제 위기 이후와는 완연히 다른 회복 양상이다. 부동산 경기는 유례없는 장기 침체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1년여간 급격히 침체하다 회복된 외환위기 이후와는 다르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침체 후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현재는 금융 불안과 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 하면서, 부동산 수요 자체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이는 중산층에게 역의 자산 효과(wealth effect)를 초래했다. 그나마 있는 유일한 재산의 가치가 떨어져 생활 형편의 심리적 퇴행을 낳았다. 이는 다시 부동산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에 대한 원리금 부담마저 증가하고 있다. 집 한 채에, 빚에 쪼들리는 중산층 사이에서는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마저 일고 있다. 전과 다른 경기 회복 패턴과 부동산 장기 침체로 소비자들은 ‘경제 지표상 경기 회복기에 불황이라는 체감 경기’를 맞는 희한한 상황이 됐다. 이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서도 중대한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같은 값이면, 국산’에서 ‘비싸도, 수입산’으로: 올 상반기는 자동차 시장에서 애국주의 소비 행태가 본격적으로 붕괴되기 시작한 시기로 기록될 것이다. 상반기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은 마의 5%대를 넘어서서 6.64%를 기록했다. 발단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례 없는 수요 감소 사태에 봉착한 다국적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가격 인하 정책이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의 오만한 가격 정책도 한몫했다. 그들은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때마다 가격을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수출 가격보다 내수 가격이 훨씬 비싸다는 지적에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했다. 그간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세계적 강자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꼼짝하지 못했던 것 역시 애국주의 소비 덕이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는 달랐다. 소비자들은 지난 10여년간 그랬던 것처럼, 습관적으로 삼성전자나 LG전자의 휴대폰을 사지 않았다. 그대신 휴대폰의 개념을 일신한 것으로 정평이 난 아이폰을 선택했다. 물론 양적인 면에서 아이폰은 여전히 열세다. 전체 2천5백만 휴대폰 가입자 중 스마트폰은 10%를 간신히 넘었다. 그 가운데 아이폰 사용자는 절반이 채 안 된다. 그러나 아이폰은 판매량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트렌드셋터(trend-setter)가 주를 이루는 이 제품 소비자간의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은 단기간에 최고조로 발전하고 있다. 그것은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하나의 문화이자 컬트(cult)로 성장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득세 역시 이런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아이폰에 밀렸던 삼성이나 LG의 반격이 애국 마케팅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로 애국주의 소비가 다시 부활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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