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李대통령·정부 대응] 청와대 "확전 안 되게"(오후 3시 50분)… "단호하되 악화 안 되게"(오후 4시 30분)… "몇배로 응징"(밤 9시 30분)
李대통령 합참 방문 "軍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김성환 외교장관은 "책임있는 역할 해달라" 중국·러시아에 요청이명박 대통령은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에 수석비서관들을 긴급 소집하고 한민구 합참의장과의 화상회의를 통해 상황을 직접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에게 처음 포격 사실이 전달된 것은 오후 2시 40분쯤, 이 대통령은 즉시 집무실에서 청와대 지하 벙커에 마련된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 무렵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던 김희정 대변인은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상황을 파악한 뒤 다시 브리핑하겠다"고 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밤 합동참모본부 지휘 통제실을 방문, 북한의 연평도 도발사건에 대한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추가 도발도 예상되므로 몇배의 화력으로 응징해야 한 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그무렵 1시간 정도 긴급 수석비서관회의가 열린데 이어 이 대통령은 다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소집했다. 오후 4시35분 김성환(외교통상) 현인택(통일) 김태영(국방) 맹형규(행정안전) 장관과 원세훈 국정원장 등이 벙커에 모여 밤 9시 반까지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숙의했다.
교전 상황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뒤인 이날 저녁 6시 청와대는 외교·안보 장관 회의 도중에 홍상표 홍보수석의 공식브리핑을 통해 몇시간 동안의 상황을 정리해서 전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홍 수석은 "확전 자제와 같은 지시는 처음부터 없었다. 실무자가 잘못 전한 것"이라며 "오히려 당시 이 대통령은 '상황에 따라 북한 미사일 기지를 타격하라'는 지시도 했었다. 북한이 쏜 포의 수를 보고받고 '그 몇 배로 응징하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1시간쯤 뒤 추가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포격이 시작된 직후 위기관리센터로 이동해 화상 회의 시스템으로 실시간 현장 상황을 보고받았다. 합참의장 등 군 지휘부의 의견을 듣고 군사 작전과 관련된 지시를 직접 내렸다"면서 "부상자 상황에 대해 일일이 보고받고 민간인 부상자에 대한 정부 지원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 직후인 8시37분, 이 대통령은 합동참모본부를 불시에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다시는 도발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응징을 해야 한다"며 "아직도 북한이 공격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볼 때 추가도발도 예상되므로 몇배의 화력으로 응징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군은 다른 생각을 할 것 없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말로 하는 100번의 성명보다 행동으로 대응하는 것이 군의 의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합참에서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의 보고를 받고 "북한의 1차 도발에 응징했지만 또 한번 도발하면 한·미가 힘을 모아 응징해야 한다"면서 "행동은 평화를 지키고 인간의 생명을 지키는 데 정당성을 가진다. 한·미가 잘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합참을 방문하는 동안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주변국 장관들과 전화 통화를 통해 공조체제를 협의했다. 외교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일본·영국 등 우방들에 "이번 사태는 북한의 대한민국에 대한 명백한 무력 도발이며, 특히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포격을 가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에는 같은 내용을 설명한 뒤 "책임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장관은 이날 밤 주한 일본·중국·러시아 대사를 차례로 외교부 청사로 불러 협조를 요청했다.
통일부는 25일로 예정된 남북 적십자회담을 무기 연기했다. 또 24일 하루 동안 우리 기업관계자들의 개성공단 방문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4일 개성공단으로 들어갈 예정이던 495명의 방북은 불허된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포격 직후 전 공무원들에게 비상근무령을 내렸다.
지금도 진행 중인 '6·25 전쟁' 기억은 끝나도 기록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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