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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Opinion

중국 북경에서 ③

鶴山 徐 仁 2010. 10. 2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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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후님께 드립니다.

중국 북경에서 ③

중국의 문화유적 몇몇 곳을 방문하다 보면 중국에는 이질적인 요소들을 융합시켜 주는 시대정신(時代精神, Zeitgeist) 같은 것이 존재함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황제가 정무를 처리하던 곳인 자금성을 방문하였을 때의 느낌이다. 자금성에는 태화전(太和殿), 중화전(中和殿), 보화전(保和殿)이란 건물들이 연이어 있다. 태화전은 "크게 화합한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고 중화전은 "중간에서 화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보화전은 "화합을 지킨다."는 뜻의 이름이다.

이런 이름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56개의 다민족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제국을 유지함이 필요하였던 통치 기술에서 우러나온 이름일 것이다. 권력도, 무력도 아닌 화합이 요체임을 일러주는 이름일 것이다. 이러한 화합(和合)의 시대정신은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건륭제가 자기 아버지의 집을 이민족의 종교인 라마교의 성지로 개조한 옹화궁에서, 문화혁명이란 치명적인 과오를 남긴 모택동의 경우에는 그의 과(過)를 들추어내기보다 건국의 공(功)을 높여 영웅으로 높이고 있음에서 이런 화합의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숱한 이민족 왕조가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중에 중국인들은 민족 간, 계층 간, 세대 간 부딪히는 가치와 이념을 통합하고 아우르려는 노력을 배울 수 있었다. 지금 한국도 국민들 간의 통합과 소통을 국가적 지표로 삼고 있다. 이웃 나라 중국에서 한 수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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