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의 軍史世界
혹한기 도하작전 훈련 參觀記 [ 下 ]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 작전
기갑장비의 도하방법은 크게 도섭(渡涉)과 도하(渡河)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도섭은 하천이 깊지 않을 경우 그냥 건너가는 방법입니다. 장비의 일부만 잠기는 낮은 하천을 평지처럼 주행하면서 건너는 행위이므로 사전에 깊숙한 웅덩이나 장애물 정도만 확인하면 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공병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기갑부대 단독으로 하천을 건널 수 있습니다.
[ 도섭훈련 중인 국군 기계화부대 ( 사진-BeMil ) ]
도하는 공병이 설치한 부교나 문교 등을 이용하는 일반도하(一般渡河)를 먼저 생각할 수 있지만, 부교를 설치할 시간이 없을 만큼 긴박한 상황이라면 기갑장비 자력으로 하천을 건너는 급속도하(急速渡河)방법도 있습니다. 급속도하는 물에 잠기어 하천 바닥을 주행하여 건너는 심수도하(沈水渡河)와 물위에 떠서 하천을 횡단하는 수상도하(水上渡河)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한마디로 정 반대의 방법입니다.
[ 금번 훈련 중 실시한 일반도하 ( 연합뉴스 ) ]
심수도하는 흔히 빨대라는 은어로 통칭되는 스노클(Snorkel)을 부착하여 물속에 몸체를 완전히 잠기고 하천바닥을 주행하여 건너는 방법입니다. 스노클의 크기에 따라 도하여부가 제한되지만 대개 수심 4.5m 정도의 하천을 도하할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 대부분의 하천을 건너는데 이용 가능합니다. 하지만 스노클 탈부착이나 밀폐에 따른 사전준비가 필요하고 도하 후 즉시 전투투입이 곤란하므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아닙니다.
[ 심수도하 훈련 중인 K-2전차의 모습 ( 사진-BeMil ) ]
수상도하는 MBT같은 중(重)전차는 불가능하고 상대적으로 경량의 장갑차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하 직후 곧바로 전투 투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훈련에 투입된 BMP-3의 경우는 도하 중에도 탑재된 100mm 저압포로 적을 공격할 수도 있을 만큼 즉응성도 좋습니다. 지상보다 수상에서의 속도가 당연히 느리지만 직접 관찰한 바로는 생각보다 BMP-3의 수상 기동력이 상당히 좋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금번 혹한기 도하훈련 중 BMP-3 의 수상도하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 요청이 있어 사진공개는 못하고 러시아군 소속 BMP-3의 수상도하 장면으로 대체합니다) ]
일반도하는 당연히 통로를 사전에 개척하여야하는 도하방법이므로 공병대의 역할이 큽니다. 그런데 안 그럴 것 같은 급속도하 또한 공병대의 역할이 크다는 사실을 이번 훈련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급속도하시 하천을 건너는 자체보다 지상에서 하천에 투입되거나 반대로 하천에서 지상으로 양육할 때가 기술적으로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겉으로는 넓어 보이지만 제한된 수로로만 선박이 항해하는 것과 같은 이치였습니다.
[ 금번 도하훈련에 임하는 제3군단 공병대의 모습 ( 연합뉴스 ) ]
우리나라 하천의 경우 갈수기와 홍수기의 유량차가 커서 하천 양안에 높은 제방(Bank)이 형성되고 하천바닥이 고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런 턱이나 하천바닥은 기갑장비가 도하작전을 펼치는데 커다란 장애물이어서 사전에 공병대가 투입되어 지점을 미리 개척하고 미리 점검하여야 합니다. 즉, 부교나 문교는 설치하지 않지만 공병대의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는 급속도하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 도하훈련 중인 구난장갑차 ( 사진-BeMil ) ]
이것은 공병대가 첨병부대 ( 관련글 참조 ) 라는 의미입니다. 주력보다 먼저 적진에 뛰어 들어가 통로를 개척하여야 하는 임무를 부여 받은 것이 공병대인데 훈련지에서 관계자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서 공병하면 재건이나 복구만 생각한다는 점을 아쉬워하였습니다. 사실 일반국민들까지 세세한 공병의 역할을 알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august 개인적으로는 공병용 장비의 질과 수량이 좀 더 충분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 KM-9 전투장갑도저 ( 사진-BeMil ) ]
훈련에서는 사전에 시간을 두고 도하준비를 완벽하게 할 수 있지만, 전시에는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이런 경우를 위하여 위험지에 먼저 투입되어 즉시 개척 작업을 할 수 있는 전투장갑도저처럼 충분한 수량의 질 좋은 공병장비가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 군은 M-9을 면허 생산한 KM-9등을 사용하고 있으나 산과 하천이 많은 우리나라의 여건을 고려할 때 이보다 고성능의 장비가 충분히 공급되었으면 합니다.
[ 금번 훈련 중 문교를 이용하여 도하하는 K-1전차 ]
국군 기계화부대는 지리적 여건상 도하 및 이와 관련한 훈련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유사시를 대비해서 이런 훈련을 반복하여 피드백을 얻음으로써 다양한 전술을 개발, 습득하여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또한 전투장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지원장비에도 정책 당국의 관심이 지속되기를 희망합니다. 마지막으로 일개 소시민에게 이번 훈련을 참관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주신 OO부대 부대장님과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august 의 軍史世界 ]
[출처] 혹한기 도하작전 훈련 참관기 [ 下 ]|작성자 aug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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