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그대가 정말 미워요 / 雪花 박현희

鶴山 徐 仁 2009. 10. 20. 09:25


  
      그대가 정말 미워요 / 雪花 박현희
      내 마음 모두 가져간 그대 탓에
      동지섣달 긴긴 밤을
      잠 못 들고 홀로 꼬박 지새우며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만 하는
        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쓸쓸해
        그대가 자꾸만 미워집니다.
        허락한 적 없는데도
        내 마음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어느새 내 영혼의 주인이 되어
          늘 그립고 보고 싶게 만드는
              그대가 더욱 밉습니다.
              까맣게 타 하얗게 재만 남은
              지친 내 기다림을 뒤로한 채
              나 몰라라 차가운 시신을 던지며
              냉정히 발길을 돌리는
              무심한 그대가 참으로 밉네요.
              무엇보다도 가장 미운 건
              마치 사랑의 마법이라도 걸린 듯
              해바라기처럼 그대에게로 향하며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그대가 정말 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