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에 띄는 것은 노조원들의 손에 들린 투쟁도구와 이에 맞선 경찰의 진압장비가 갈수록 위험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도장공장 점거 노조원들이 22일 오후 정문 안쪽에서 대치 중이던 경찰을 공격하면서 새로운 무기를 사용했다.
노조원들은 그동안 사용하던 화염병과 쇠파이프, 새총과 함께 대형 사제 표창을 던지며 경찰을 맹렬히 밀어붙였다.
사제 표창은 양끝이 날카로운 30~40㎝ 길이의 철근 3~4개를 별 모양으로 용접해 만든 것으로, 근거리에서 날아온 표창에 맞을 경우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앞서 볼트 30개를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다연발 사제총과 사거리가 300m 이상인 2.5m 크기의 대형 새총 등 살상력을 갖춘 무기들도 속속 등장했다.
이에 맞서 경찰도 대테러 진압용 무기인 ‘테이저건’을 진압대에 지급했고 최루액을 비닐에 담은 ‘최루폭탄’을 헬기로 투하하고 있다.
크레인을 이용해 경찰특공대를 건물 옥상으로 실어나르기 위해 특수 제작된 컨테이너도 용산 참사 이후 다시 등장했다.
장비의 살상력이 높아지면서 양측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20여분간 벌어진 22일 충돌에서만 경찰관 8명과 노조원 5명이 부상하는 등 지난 사흘 사이 경찰과 사측 직원 20여명이 다쳤고 노조측 부상자도 늘어났다.
경찰관 1명은 목 부위에 볼트 관통상을 입었고 노조원 1명은 얼굴에 테이저건을 맞기도 했다.
상대를 향한 선무와 비방 방송도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한다. 100여m 떨어진 도장공장과 본관에서 대치 중인 노조와 사측 임직원들은 밤새 상대편을 향해 선무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옥쇄파업 중단’과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회유를 하는 내용이 주된 내용이지만 충돌이 격렬할 때나 한밤중에는 감정 섞인 비방이나 욕설도 난무한다.
물리적 충돌을 멈춘 새벽녘에는 함성을 지르거나 음악을 크게 틀어 상대의 수면과 휴식을 방해하고 있다.
사측과 경찰이 취재진의 출입을 차단하면서 양측의 주장이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흑색선전’도 난무한다.
사측은 매일 오전 정문 바깥쪽에서 기자들에게 사측의 피해 정도와 노조의 폭력성 등을 설명하고 있고 노조는 홈페이지와 금속노조를 통해 경찰의 화학무기 사용을 주장하고 있다.
또 공장 안에서 하루에도 몇 차례씩 일어나는 화재에 대해 서로 상대편이 방화했다고 주장하는 등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평택=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