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대 합격 성공담 저자들의 근황] - ①
‘공부 9단, 오기 10단’ ‘쌍둥이 형제, 하버드를 쏘다’ ‘나나 너나 할 수 있다.’
미국 명문대 합격 성공담으로 국내외에서 미국대학 진학 꿈을 꾸는 많은 학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세 책의 저자들은 대학 진학 후 몇 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세 책 저자들인 박원희(23), 안재우·안재연(23), 금나나(26)씨의 근황을 세 차례에 나눠 소개한다. /편집자 주
‘공부 9단, 오기 10단’의 저자, 박원희씨는 지난 2004년 민족사관고를 2년 만에 조기졸업하고 미 명문 10개 대학에 합격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 6월에는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 또 한번 화제가 됐다.
그러나 ‘천재’ 소리를 듣던 그녀에게도 미국 대학생활은 쉽지만은 않았다. 외국생활을 경험한 적이 없는 토종이었던 터라 일상생활에서 쓰는 영어가 익숙지 않았고 문화적 차이도 컸던 것.
- ▲ '공부 9단, 오기 10단'의 저자 박원희 양
박씨는 “주입식이 아닌 비판적 자세를 요구하는 미국 교육법과, 일상생활에서 쓰는 빠른 영어에 익숙해지는데 꼬박 1년이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포기를 모르는 ‘민사고의 공부벌레’ 출신인 그녀는 “그만 둔다거나 한국으로 돌아오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고 했다.
국내에선 박씨가 “하버드에서 공부하기 힘들어 자퇴하고 국내 의대 준비를 위해 학원에 다닌다,” “하버드에서 잘리고 카이스트에 있는 남자 친구 방에 숨어 살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2008년 예정이었던 박 씨의 졸업이 1년 늦어지자 ‘하버드 포기설’은 점점 무성해졌다.
이에 박 씨는 “2008년에 졸업했어야 하는데 1년간 일본에 가 있느라 휴학을 해서 늦어졌다. 예전부터 도쿄(東京)에 가서 일본어를 배우고 싶었고, 기독교로 개종한 뒤 선교 목적으로도 방문하고 싶어 결정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 들어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 “가족,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또 하버드대에 다니며 느꼈던 일들을 바탕으로 책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은 인생의 목표나 성공의 보증수표가 아닌 다른 소중한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곳이란 주제의 책”이라고 한다.
민사고 졸업 당시 박 씨는 줄곧 “하버드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해 불치병 치료제나 신약을 개발하고 싶다”고 밝혀왔다. 결국 생물학이 아닌 경제학과를 전공한 박 씨에게 ‘예전의 포부는 어떻게 되었냐’ 물었더니 “1학년 때 유전자학 수업을 들으며 본격적인 실험을 했는데, 뛰어나게 잘하지도, 재미있지도 않더라. 생물학과 달리 경제학은 어려워질수록 재미있어 전공 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아직 대학원 지원을 하지 않았다는 박 씨는 8월부터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와 미국의 저소득층 아이들의 교육 개선 방책을 연구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정이다. 1년간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이곳 저곳 지원해볼 생각이라고 한다.
‘경제학교수가 되고 싶다’는 박 씨는 미국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암기력이 좋고 반복 학습 능력이 좋은 것뿐 이라면, 대학교 생활은 무척 힘이 들 것이다. 대학은 생각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급한 공부를 미루고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할 여유를 가지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