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 류시화

鶴山 徐 仁 2009. 4. 7. 14:56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서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 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 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글/ 류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