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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만 들어도 아픈 곳 바로 알 수 있죠”

鶴山 徐 仁 2009. 3. 17. 09:05

UH -1H 헬기 정비 ‘명인’ 육군항공학교 임외덕 군무원
 

주위에서는 그를 ‘소’ 같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남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자신의 맡은 일만 우직하게 수행하기 때문이다.그것도 40년에 이르는 세월을 한결같이.육군항공학교 UH-1H 정비중대에서 기술검사관으로 근무하는 임외덕(57·주사) 군무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임 주사는 UH-1H 정비 분야에서 실력과 인품을 겸비한 거의 독보적인 존재다. UH-1H를 운용한 조종사치고 임 주사의 정비 지원을 받지 않은 사람은 없을 정도. 그도 그럴 것이 임 주사의 UH-1H 정비 경력은 무려 30여 년. 그 이전 고정익까지 합산하면 40년이다.항공기 정비와 관련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산 역사인 셈이다.

덕분에 임 주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도 덤으로 갖고 있다. 정비사로서 비행 2800시간(추산), 비행과정 기수 330여 기 정비 지원 등이 대표적인 기록들이다.임 주사와 군의 인연은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당시 항공기 정비를 담당하던 3정비창에 들어간 게 시작. 군 복무(1973~76)도 정비병으로 항공학교에서 했다.

전역한 다음 해인 77년 다시 항공학교에 군무원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81년부터 고정익에서 회전익(UH-1H)으로 정비기체를 변경해 지금까지 계속 UH-1H 정비 지원을 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정년 대상이었지만 군무원인사법이 개정돼 군에 봉사할 수 있는 기간이 올해까지 1년 더 연장, 군과의 인연을 이어 가게 됐다.

40년간 오로지 정비 지원이라는 한 우물을 파왔지만 임 주사의 업무에 임하는 태도는 변함이 없다. 정비할 때도 항상 체크리스트를 갖고 다닌다. 리스트에 정해진 대로 하나도 빠짐없이 체크하고 점검 여부를 꼼꼼히 기입한다. 소리만 들어도, 형태만 보아도 어디가 어떻게 이상한지 알 수 있는 ‘청의(聽醫)·시의(視醫)의 경지’에 들어선 지 오래임에도 그렇다.

리스트를 지니지 않아도 뭐라 할 사람도 없고 정비 분야의 최고 경력자이자 초일류급의 실력자로서 매뉴얼 없이도 충분히 수리 점검이 가능하지만 리스트에 정해진 대로 철저하게 체크한다.임 주사의 모범적인 모습을 알 수 있는 단서는 또 하나 있다. 정비중대 사무실에 비치된 교범이 그것이다. 2400여 페이지에 이르는 영문 교범부터 엔진 등 각 정비 분야에 대한 교범까지 모두 손때가 잔뜩 묻어 있다.

검사관 및 정비요원들이 틈날 때마다 들춰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는 역시 임 주사다. ‘교범과 같이 생활화해야 한다’며 그것이 자기 안전이고 항공기 안전이라고 믿고 솔선수범하는 까닭이다. 이러한 임 주사에 대한 주위 동료들의 평가도 매우 높다.

정비중대장 김경일 소령은 “항상 자기 관리에 충실하고 인생의 선배로서도 배울 점이 많다”며 “언제 어느 때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임 주사가 있으면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된다”고 그가 중대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간접적으로 표현했다.항공기는 사소한 결함이라도 생명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갖고 확인·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정비의 ‘명인’ 임 주사.

그는 오늘도 후배 검사관들과 정비요원들에게 하나라도 더 정비 노하우를 알려주기 위해 작업 일선에 나서며 다짐했다.“윤동주 시인은 죽는 날까지 한점 부끄럼없이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도 정비 분야에 있어 마지막까지 내 자신에 부끄럼없이 그렇게 최선을 다해 근무하겠습니다.”

사진설명:육군항공학교 임외덕 주사가 UH-1H의 엔진 부분을 정비하고 있다. 임 주사는 UH-1H 헬기 정비 경력만 30여 년에 이르는 정비의 ‘명인’이다. 이헌구 기자

2009.03.12 이주형기자 jataka@dema.mi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