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렸어요
차 안에서 바라보는 눈발들이 하늘 가득 무리를 이루며 춤을 추듯 내려왔어요
선생님과 함께 보았더라면 내리는 눈발들에 저도 환호를 했겠지요
첫눈 치고는 많이 내렸거든요
가끔은 재채기도 있는 것이 우리들의 생활이라
여럿이 살다보니 서로 다름에서 기인하는 재채기가 있기도 하지요
각자의 ego가 드러날 때면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니
그것을 바라보며 한 마디씩 하는 이들 또한 그 잘못을 벗기는 어렵지요
그 일이 누구에게서 비롯되었나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 일을 바라보는 각자의 지혜로움 정도에 따라 다른 것 같으니 말이죠
겨우 며칠 전의 일이지만 자꾸만 바람이 이는 것이
별 일도 아닐 것을 서로의 생각을 세우는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저와는 무관한 듯해도 저 또한 판단하고 조언이라고 하는 양이면
분명 나비의 날개짓이 폭풍이 되었다 해도 되겠지요
관련된 사람이 몇 되다보니 순리대로 일은 처리되었지만
거기에 한 둘의 ego가 결부되면 사정은 달라지지요
머리 아프다는 사람도 생기고 보니
바빠서 떨어져 있던 저는 가장 한가한 사람이 되었어요
속상할 것도 없는 일인데
일처리 좀 하고는 풀어버리자고 어쩌고저쩌고
행복하신 선생님, 이제 컨디션은 좀 어떠세요?
12월 둘째 주말에는 명상학교를 연다는데 그 전에 방학을 하신다고요
이젠 천선원에 가도 신나지 않을 것 같네요
지난 4월 12일 천선원에 갔던 때의 왠지 모를 설렘을 이젠 느끼기 어렵겠지요?
선생님께는 자유의 시간이 되는데 저는 어째 썰렁해지니
선생님께 혼나기 딱 좋지요?
그간에 도움보다는 신경쓰게 만든 문제아였을 테니 말이죠
방학하기 전에 전주 한 번 오시면 어때요?
선생님의 후원인들과 함께요
수민씨에게 함께 오면 제가 맛있는 밥 사준다고 전해주세요
선생님은 제가 좋아하니까 당연히 1 순위.
이번 23일이나 12월 첫 일요일은 어떨까 싶어요
12월 초까진 제가 일이 무거워서 좀 자신이 없어요
그럼 졸업식은 언제하나요?
헤어짐은 새로운 만남을 기약한다 해도 쉽지 않아요
여유있는 만남의 시간은 방학 때 갖기로 하고요
선생님 남은 기간 마음도 다숩게 몸도 가뿐하게 지내세요
요즘엔 선생님의 건강이 저의 기분이 되기도 하네요
선생님은 이제 좋은 환경에만 계시고 좋은 일만 겪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기분도 편안하고 뿌듯하게 늘 미소 지으실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저는 차가워지는 날씨 속에 더욱 몸과 마음을 다잡고 할 일에 좀 더 매진하여
미련남지 않도록 올 한 해를 잘 마무리 하고 싶어요
우리 아이들과도 30여일 정도만 남은 수업일수를 잘 지내야겠고요
선생님을 만난 그 설레임을 활력의 원동력 삼아
맡은 일도 잘 해내도록 하겠어요
선생님 오늘은 많이 보고싶어요
따스한 등불 아래 좋은 음악에 茶談을 나누며
한가롭게 발 뻗는 여유도 누리고 싶고.
하지만 상상으로도 즐거우니 염려는 마시고요
그 곳에도 희끗 희끗 눈발이 내렸을 테니
산중의 아침은 신선함이 가득하겠군요
좋은 아침 맑은 기운 충만하시길 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