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軍事 資料 綜合

누워서 싸우기

鶴山 徐 仁 2008. 11. 4. 14:18

august 의 軍史世界

 

누워서 싸우기

 

 

 

요즘은 이종 격투기에서 자주 보지만 누워서 싸우는 장면을 아마도 1976년에 있었던 세계 헤비급 권투 챔피언 알리 ( Muhammad Ali 1942 ~ ) 와 일본의 프로레슬러 이노키 ( アントニオ猪木 1943 ~ ) 와의 대결에서 처음 보았던 것 같습니다.  이 당시 세계인의 온갖 기대와 달리 알리의 한방을 무서워한 이노키가 등짝으로 링을 청소만하고 다녀 싱겁게 경기가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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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기의 대결이라 불리던 이 장면이 기억나십니까 ?

혹시 기억이 나시면 나이가 많이 먹었다는 증거입니다 ^^ 

 

넘어질 때 부딪히는 충격을 미리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누워서 싸우는 것이 사실 무슨 장점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인간이 직립보행을 시작한 이후 싸움은 당연히 공격과 후퇴가 용이하도록 서서하는 것이 원칙이었습니다.  만일 넘어진다면 일단 공격은 불가능하고 방어에도 불리하다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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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한 룰이 없다면 인간은 구조적으로 누워서 싸울 수는 없습니다 ]

 

그런데 전사를 살펴보면 오로지 누워서만 싸우도록 만들어진 무기가 있습니다.  뭐 누워서 주먹을 교환하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 무기를 다루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누워야하고 따라서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모든 행동도 이런 상태로만 할 수가 있었습니다.  흔히 볼 터렛 으로 알려진 The Sperry Ball Turret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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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수가 누어야 하는 The Sperry Ball Turret 의 구조도 ]

 

이 볼 터렛은 제2차대전 당시 Sperry 社에서 제작하여 B-17, B-24, PB4Y 등에 설치되었던 기관포탑이었습니다.  각각 250발을 탑재한 M-2 브라우닝 50캘리버 기관포 2문 ( 관련글 참조 ) 을 장착하고 유압식 동력에 의해 360도 좌우회전 및 180도 상하 이동이 가능한 형태로 폭격기 동체의 하방에 장착되어 기체 하방으로 공격해 오는 적기를 요격하기 위한 자위무기로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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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적으로 동체의 하방에 장착되었습니다 ]

 

그런데 볼 터렛에서 사격을 하기위해서는 협소한 내부에 누워서 웅크린 자세로 있어야 하였는데 기관포탑이 워낙 크다보니 (?) 이곳에 짱박혀 총을 쏘아야할 사수들의 신체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불편한 사격자세 때문에 항상 사수가 탑승하고 있을 수는 없었고 보통 적기의 내습이 예상되는 시점부터 이곳에 들어가 작전을 펼쳐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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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기 때문에 사수들의 신체조건이 제한되었습니다 (上)
아이들과 비교하면 얼마나 작은지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13정의 방어용 기관포를 탑재한 B-17의 경우를 보면 볼 터렛은 유일하게 기체 외부로 돌출된 위치에 놓여 있었습니다.  비록 장갑판으로 일부 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적의 공격에 따른 희생이 컸습니다.  하지만 심정적으로 그렇게 느낀 것이지 폭격기의 어느 위치에 있건 작전 시 위험도는 동일하였다고 보는 것이 사실 타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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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수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 Marauder 폭격기 전방사수 ) ]

 

일단 터렛 안에 사수가 들어가면 회전이 용이하도록 일단 출입구를 걸어 잠그는데, 까마득한 고공에서 등을 지상방향으로 기대고 누워 폐쇄된 공간 안에 있는 자체만으로도 느끼는 공포감은 대단하였을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공포심을 미국의 시인이었던 제럴 Randall Jarrell ( 1914 ~ 1965 )" The Death of the Ball Turret Gunner " 라는 시로 지어 표현하였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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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히 피탄 당 한 볼터렛의 모습 아마 사수가 살아남기는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

 

From my mother's sleep I fell into the State,
And I hunched in its belly till my wet fur froze.
Six miles from earth, loosed from its dream of life,
I woke to black flak and the nightmare fighters.
When I died they washed me out of the turret with a h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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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전 종결후 구사일생으로 구원된 사수의 모습 ]

 

영화에서 보면 B-17 의 사수들이 눈에 불을 켜고 적기를 잡기 위해 기관포를 난사하는 장면을 볼 수가 있는데 볼 터렛 사수는 누워서 전후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며 사격을 합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는 같은 이야기이지만 이 모습을 볼 때마다 적기를 격추하려고 하기보다는 내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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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격기 승무원들은 하루하루가 공포였습니다 ]

 

문이 닫힌 좁은 공간 안에 마치 허공에 떠있는 자세로 누워서 총을 쏘아야하는 볼 터렛 사수들의 심정은 과연 어떠하였을까요 ?  물론 통신연결은 하고 있었지만 적기의 공격 못지않게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체안의 동료들이 모두 죽지는 않았을지 ?  아니면 내가 죽거나 다쳐도 동료들이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지 ? 하는 걱정을 하지 않았을까요 ? [ august 의 軍史世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