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바닥없이 추락하고 환율은 천장없이 폭등하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되는 것이 아니냐는 공포감이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내에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와 은행,기업 등이 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 ‘패닉’ 상태
▲ 코스피지수가 지난 9월18일 기록했던 올해 장중 최저치 1,366.88을 경신한 6일 오전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한 관계자가 증시변동을 나타내는 그래프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구제금융법안의 의회통과,은행에 대한 정부의 달러 유동성 지원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금융시장은 패닉상태다.
6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수는 오전 10시15분께 연중 최저치인 1366.88 아래로 떨어졌다.지수는 뉴욕증시의 하락 여파로 29.97포인트(2.11%) 내린 1389.68로 출발한 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낙폭을 키우고 있다.
주가는 지난 8월말의 1474.24에 비해 1개월만에 100 포인트 이상 급락한 상태다.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33분 현재 전날보다 46.90원이나 치솟은 1270.80원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은 4.50원 오른 1228.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매수세가 폭주하면서 1290.00원까지 치솟은 뒤 매도개입이 단행되자 1250원대로 추락하는 등 극도로 불안한 모습이다.
그동안 환율은 지난달 22일 1141.50원·24일 1153.10원·26일 1160.50원·30일 1206.90원에 이어 지난 2일 1223.90원으로 뛰었다.
지난 주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보다 157.47포인트(1.50%) 하락한 1만 325.38에 거래를 마쳤다.나스닥종합지수는 29.33포인트(1.48%) 떨어진 1947.39를,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5.05포인트(1.35%) 내린 1099.23을 기록했다.
●금융시장 왜 불안한가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이 응급처방인 데다 근본적인 실물경제의 둔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제금융 법안이 통과됐지만 당장 유동성이 공급되는 것이 아니어서 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 경색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적으로는 이런 국제 금융시장의 자금 경색에 경상수지 적자,외환당국의 환율 방어 능력에 대한 의구심,외국인의 증시 이탈 등이 겹치면서 외화자금이 돌지 않는 경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적인 실물경제 둔화,부동산 가격 하락 등이 위기감을 부추기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구제금융은 응급처치였던 것이고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되지 않았다.”며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하고 실물경제가 악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김용준 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구제금융 법안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미국발 금융 부실이 유럽으로 전염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차원에서 금융 불안이 생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 “연내 금융시장 안정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미국 구제금융안이 발표됐지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연내에 분위기가 개선되기는 어렵고 내년은 물론 그 이후까지도 상황이 크게 좋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구제금융으로 미국 금융기관 파산 등의 뒤처리는 가능하겠지만 앞으로 성장률 둔화와 기업 수익 저하,소비 침체 등이 이어지면 또 다시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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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여파로 수출이 둔화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이나 가계대출 문제들이 불거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구제금융안이 통과됐지만 금융기관간에 신뢰가 회복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하며 그 과정에 진통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계 경기 둔화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면 국내 경제체력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불안요인까지 있어 연내에 시장이 안정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모두 좋지 않고 그 이후 회복도 더디게 진행돼 장기불황과 경기침체 중간 정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특히 환율이 지속적으로 뛰면 우리 경제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면서 “은행이나 기업 뿐 아니라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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