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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66)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에 확실한 '빨간 불'이 켜진 현재의 한반도 상황이,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던 1994년 당시보다 훨씬 불확실하고 심각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 문제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시급히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으나, 정부는 "현재 준비 중"이라고만 할 뿐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김일성 사망 때보다 훨씬 불확실"
①불투명한 후계구도
전문가들은 지난 1994년 7월 8일 새벽 2시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 북한에는 20년 동안 준비한 후계자가 있었다는 점을 주목한다. 김 주석은 62세 때인 1974년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권력 세습을 공식화했고 김 주석 사망 당시 김정일 체제로의 이행이 대부분 이뤄져 있었다. 반면 김 위원장은 66세로 건강에 이상이 와 있는 지금 시점까지 후계문제와 분명하게 해놓은 것이 없는 상태다.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은 "후계 구도가 안개 속이라는 것은 체제 불확실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김 위원장이 권력도전 세력을 바로 제거할 수도 있고, 역으로 쿠데타 모의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장 체제에 불안정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②예측불허의 김 위원장 건강 상태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회복단계에 있다'고는 하지만 66세의 고령에 뇌혈관계통에 이상이 생긴 데다 심장병·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언제 건강에 다시 이상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는 점도 중요 변수다. 건강한 사람도 60세 이후에 뇌혈관계 질환이 오면 완전 회복이 어려운데, 심장과 당뇨 등으로 인한 합병증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이다.
③체제 내 불만 증대
북한 체제에 대한 내부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94년 당시 김 주석을 욕하는 북한 주민들은 없었다"며 "그러나 90년대 중반 수십만명이 굶어 죽는 등 식량난이 계속되면서 김 위원장이나 체제에 대한 불만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했다. 어려워지는 경제사정 때문에 군부의 충성도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첩보들도 나돌고 있어 불안정성을 높여 주고 있다.
④핵무기 보유도 중대 변수
김일성 주석 사망 때와 달리 지금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급변사태 발생 시 중대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들이 나온다. 김 주석은 사망 3주일 전인 94년 6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평양에서 만나 "전쟁 위기"까지 거론되던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핵무기 보유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러나 지금은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 지위를 요구하고 있다"며 "현재 7~12개의 핵 탄두를 보유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른바 '자위수단'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이 김 위원장 '유고'가 현실화 될 경우, 어떤 선택을 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⑤대 중(對中) 종속 강화
94년 때보다 북한의 중국 종속이 심화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중국이 압록강변의 경비를 2~3년 전부터 정규군에 맡긴 것은 유사시 북한에 들어가기 위한 조치로 봐야 한다"며 "자칫 잘못하면 중국에 의한 관리체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북한 급변사태 최우선 관심사로
국책연구소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 '유고'는 언제 갑자기 현실화될지 알 수 없고, 현실화된다면 대단히 심각하고 불확실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가장 원치 않은 시기에, 가장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만큼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급변사태 시) 북한의 군사적 모험과 핵 무기 등 군사·안보 문제에 대한 대응책이 급선무"라며 "동시에 대량 탈북 사태 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급변사태 관리를 위해) 한·미·일 공조를 다진 뒤 중국과 러시아와 협의하는 '3+1+1 접근법' 등 중 장기 대책도 완벽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교수는 "북한의 급변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사전에 내부 불안 요소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94년보다 불안정한 상황에서 너무 세게 치면 풍선이 터질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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