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내 등의 짐

鶴山 徐 仁 2008. 7. 6. 16:42




내 등의 짐

내 등에 짐이 없다면 나는 아직도 미숙하게
살고 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가 내 삶의 무게가 되어
그것을 감당하게 하였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성숙시킨
귀한 선물 이였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다면 나는 세상을 바로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다면 나는 사랑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로 남의 고통을 느꼈고
이를 통해 사랑과 용서도 알았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 준
귀한 선물 이였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다면 나는 겸손과 소박함의
기쁨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의 짐 때문에 나는 늘 낮추고 소박하게
살아왔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소박함의
기쁨을 알게 한 귀한 선물이였습니다.

물살이 센 냇물을 건널 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고, 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는
짐을 실어야 헛 바퀴가  돌지 않듯이
내 등의 짐이 나를 불의와 안일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였으며, 삶의 고개 하나하나를
잘 넘게 하였습니다.

출처 : 정용철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