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할 때 내 마음은 - 이해인 1 기도할 때 내 마음은 바다로 갑니다 파도에 씻긴 흰 모래밭의 조개껍질처럼 닳고 닳았어도 늘 새롭기만 한 감사와 찬미의 말을 한꺼번에 쏟아 놓으면 저 수평선 끝에서 빙그레 웃으시는 나의 하느님 2 기도할 때 내마음은 하늘이 됩니다 슬픔과 뉘우침의 말들은 비가 되고 기쁨과 사랑의 말들은 흰 눈으로 쌓입니다 때로는 번개와 우박으로 잠깐 지나가는 두려움 때로는 구름이나 노을로 잠깐 스쳐가는 환희로 조용히 빛나는 내 기도의 하늘 이 하늘 위에 뜨는 해.달.별, 믿음.소망.사랑 3 기도할 때 내 마음은 숲으로 갑니다 소나무처럼 푸르게 대나무처럼 곱게 한 그루 정직한 나무로 내가 서는 숲 때로는 붉은 철쭉꽃의 뜨거운 언어를 때로는 하얀 도라지꼬의 청순한 언어를 치워 내며 한 송이 꽃으로 내가 서는 숲 사계절 내내 절망을 모를 내 기도의 숲에 서면 초록의 웃음 속에 항상 살아 계신 나의 하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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