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강변에서 / 오세영

鶴山 徐 仁 2008. 5. 18. 18:01


 
    강변에서 / 오세영


    동트는 아침
    강가에 서 보는 것은
    밤새 그리움에 지쳐 떨다가
    이 세상에 투신한 별 하나,
    줍기 위함이지요.
    그러나 강변엔 조약돌밖에 없었어요.

    푸르른 한낮
    강가에 서 보는 것은
    가슴 깊이 차 오르는 밀물
    잡을 길 없어
    먼 바다에 나아가고 싶어서지요.
    그러나 강변엔
    삭고 있는 목선(木船) 밖에 없었어요.

    해 저문 저녁
    강가에 서 보는 것은
    바람결에 실려 와서
    내 귓가를 가득히 맴도는 음성 하나,
    아련히 내 이름을 부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강변엔
    외로운 들꽃밖에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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