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제품, 미국보다 30%나 비싼 이유 백강녕 기자
◆미국보다 30%이상 높은 국내 가격 LG전자와 삼성전자 제품도 마찬가지다. 현재 제일 많이 팔리는 LG전자 32인치 LCD TV(모델명 32LB9D)를 미국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최저 판매가가 599.95달러(약 59만3000원)로 나온다. 국내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에선 최저가가 99만원인 제품이다. 삼성전자 46인치 LCD TV(LN46A550)는 미국에선 1512달러(150만원)이지만 한국에선 사실상 같은 제품(LN46A550P1F)이 245만원이다. 평균 8% 정도의 부가세가 붙는다는 것을 고려해도 우리 소비자들은 미국보다 30%이상 더 돈을 내고 같은 TV를 사고 있다. 이런 사정을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이유는 TV의 경우 모델이 워낙 다양해 일반인들이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올해 3월까지 약 250종의 TV를 출시했다. 업체들은 사실상 같은 제품을 '부품이 조금 다르다, 판매 조건이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에 팔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선 비싸게 제품을 팔고 있는 TV제조업체들이지만 지금 미국과 중국에선 가격인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세계 TV 시장 1위 업체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에 밀려 2위로 떨어진 소니다. 먼저 소니가 포문을 열었다. 소니는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시장 조사를 해 본 결과 삼성도 본격적인 대응을 시작해 가격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요 대형 유통매장에서 팔리는 소니 42인치 고화질(HD) TV 가격이 작년 10월 중순 1400달러였지만 12월 말에는 1300달러로, 2월 말에는 다시 1150달러까지 내려갔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종 TV를 작년 10월 1300달러에 팔았지만 연말에는 1000달러까지 가격을 내렸다가 2월말 1150달러로 가격을 소폭 올렸다.
◆제조사들 "부품·판매 조건 달라서 차이" 그러나 전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김현석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상무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북미 TV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일본 소니와 일전을 불사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처럼 저가 제품을 파는 업체들이 예상치 못한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과감한 가격 인하를 예고한 것이다. 문제는 한국 소비자들은 미국 소비자가 누리는 가격 인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니가 미국에서 파는 KDL-52W3000과 한국에서 파는 KDL-52W3500은 이름만 다르지, 똑같은 제품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사려면 130만원을 더 내야 한다. 소니는 "미국에선 내지 않는 관세(8%)가 붙고, 한글화를 위한 비용이 상당히 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만간 가격인하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우리 나라의 경우 무조건 2년간 품질보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들고, 들어가는 부품이 조금 다르다"고 설명한다. 미국과 한국의 TV 가격이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의 크기다. 세계 최대인 미국 시장에는 수많은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한국 시장 크기는 세계 10위권 밖이다. 또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사실상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격을 내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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