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科學. 硏究分野

찬밥된 '대한민국 신기술'

鶴山 徐 仁 2008. 2. 26. 19:02

이성훈 기자

 

 

"기술도 사람을 잘 만나야 합니다."

'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신기술'이라며 떠들썩한 평가를 받았던 중소기업이 불과 2개월 만에 공장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경기도 화성의 파이프 제조업체 유창홈파이프는 지난해 말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2007 대한민국 10대 신기술'에 뽑혔다. 홈이 파인 원형 쇠파이프를 사각이나 육각, 타원형 등 여러 형태로 가공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건축·인테리어 분야에서 획기적 발전을 이룩한 것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하지만 유창홈파이프는 올 들어 사실상 공장 가동을 멈췄다. 제품 생산을 위해 기계설비를 고쳐야 하지만, 자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조종규 실장은 "
기술보증기금에 2006년부터 자금지원을 신청했지만,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은행 등 다른 금융권도 대출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10대 기술이 찬밥 대우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보 화성기술평가센터 담당자는 "건축업계에 물어 보니, 실제 이 기술을 쓰겠다는 업체가 거의 없어 사업성을 검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대출을 받기 위해 세금을 체납한 회사 실소유주를 감추고, 다른 사람을 사장 자리에 대신 앉혔다"며 기업의 도덕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산업자원부의 담당 사무관은 "신청한 기업을 대상으로 심사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기업의 경영상황이나 사업 가능성을 꼼꼼히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대답했다. 신기술을 만든 회사, 이를 선정한 정부, 보육(保育)의 책임이 있는 금융기관이 모두 외면하는 사이, 어렵게 태어난 신기술이 고사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기껏 만들어 놓은 기술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이 우리나라 제조업의 현실"이라며 "마치 수능시험 전국 10등이 돈이 없어 대학에 못 가는데, 모두 팔짱만 끼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