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입시자율 대학들, 더 좋은 학생 뽑기 위해 전형안 차별화 고심

鶴山 徐 仁 2008. 2. 13. 19:51

입시자율 대학들, 아이디어전(戰) 시작됐다

더 좋은 학생 뽑기 위해 전형안 차별화 고심
일부 지방大는 떨떠름 "큰 틀이라도 짜달라"

김남인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가 지난달 대입자율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첫 자율 입시안을 마련해야 하는 각 대학들의 '아이디어' 싸움이 시작됐다. 2월 중에 발표할 입시안에 어떻게 하면 좀 더 대학 특성을 반영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와 연·고대 등 주요 대학은 자체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전형안을 거의 마무리한 상태다. 이들 대학은 "이제 보란 듯이 우리가 원하는 학생들을 적절히 선발할 수 있게 됐다"며 차별화된 입시안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비(非)수도권 대학을 포함한 그외 대학들은 전혀 다른 상황이다. 이들 대학 중에는 2009학년도 입시안에 손도 못 댄 곳도 적지 않다. 예전에는 교육부에서 내려오는 지침에 따라 입시의 틀을 잡으면 됐지만, 이제는 자체적으로 전형을 개발해 좋은 학생을 선발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한 아이디어전(戰)

인수위의 대입자율화 1단계(내신·수능·논술 반영 비율 자율화) 방안에 맞춰 대학들은 작년에 비해 전형의 큰 틀은 바꾸지 않을 예정이다. 단, 비슷한 수준의 타 대학보다 더 좋은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전형안을 개발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중앙대는 '수시는 논술 중심, 정시는 수능 중심'으로 가되 수능·논술만으로는 타 대학과의 선발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수시모집에서 100% 내신만으로 뽑는 전형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하대는 전형 내용뿐 아니라 선발 대상자의 폭을 다양화한다는 입장이다. 홈스쿨링과 대안학교 출신을 정원의 30명까지 선발하고, 인하대 영재교육원이나 전국 영재학급 수료자 비율도 늘리기로 했다. 박제남 입학처장은 "정원 내 50명에 한해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할 계획"이라며 "대입자율화와 맞물려 대학들이 다양한 분야의 숨은 인재를 찾으려는 고민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숙명여대도 입학사정관을 활용해 리더십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학생들을 선발하는 안을 마련 중이다. 박천일 입학처장은 "학생회장이나 임원 외에도 교내 다양한 단체를 이끌고 있는 학생들을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서울의 한 대학은 예체능계열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수능이나 내신성적과 상관없이 면접만으로 선발하는 전형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 지방대 입학처장은 "입시안 짜느라 너무 머리가 아파 처장들이 모이면 '차라리 교육부의 지시를 따르는 기존 군대식이 낫다'는 농담 섞인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이미 좋은 학생을 선발해 본 경험이 있는 일부 주요 대학은 그에 대한 축적된 정보를 갖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학들은 내신·수능 비율을 어떻게 조절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지방대학들 "큰 틀만이라도 짜달라"

일부 지방대학들은 대입자율화에 대한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방의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대입이 자율경쟁체제로 돌입하면 전체 입시판도에서 비(非)수도권 대학들의 목소리가 작아질 것"이라며 "지방대학들 중 대입 완전 자율을 반기는 곳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 계명대 이병로 입학본부장은 "대구·경북지역 입학처장들이 모였을 때 우리의 이해를 대변할 협의체를 따로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다"며 "정부나 대교협 차원에서 큰 틀(혹은 지침)만이라도 잡아줘야 대학들 간 협력이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대 조태훈 입학관리본부장은 "기존 교육부의 가이드라인도 주요 7개 대학과의 조율 끝에 마련된 것이고 나머지 대학은 이를 따라왔다"며 "만약 교육부보다 더 통제력이 약한 대교협으로 입시조정권이 넘어가면 주요 대학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능을 어떤 식으로 반영할지, 내신 실질 반영률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수시로는 전체 정원의 몇 %를 선발해야 할지 정도는 지침으로 계속 내려줘야 한다"고 말하는 대학 관계자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