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교육 완성…' 공청회 날카로운 설전
일선 교사들, 공교육 강화 원칙엔 찬성
학부모들 "再교육이 나라만의 몫인가"
李위원장 "역량 떨칠수 있게 정부지원"정성진 기자
일선 교사들, 공교육 강화 원칙엔 찬성
학부모들 "再교육이 나라만의 몫인가"
李위원장 "역량 떨칠수 있게 정부지원"
- 30일 오전 10시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실천방안 공청회'에서 논란이 된 핵심은 '영어 교사'였다. 영어 수업은 영어로만 진행한다는 인수위의 방침이 실현되기 위한 기본조건인 '영어로 영어 수업을 할 수 있는 교원의 확보'를 놓고, 현직 영어 교사에 대한 옹호와 비판이 날카롭게 오갔다. 전반적으로 참석자들이 인수위의 계획에 찬성한 것과는 사뭇 달랐다.
회의는 이경숙 인수위원장 등 인수위 위원, 교수 등 교육 전문가, 일선 교사, 학부모 등 11명과 일반 방청객 수십 명이 참여했다.
학부모의 입장을 대표해 참석한 인간교육실현 학부모 연대의 이경자 운영위원은 특히 "영어 교사라는 분이 인터넷에 '그래, 내 영어 실력 어디 한번 향상시켜 봐라'라고 인수위의 영어 공교육 강화 정책에 대해 쓴 걸 봤다"며 "선생님들이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자 위원은 "인수위의 계획을 보면 현직 영어 교사들의 재교육을 국가가 하는 것으로 돼 있고 다른 토론자들도 국가가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 남편도 그랬고 사람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간 쪼개고 없는 돈 쪼개서 영어학원에 다닌다"며 "사교육 시장에 가셔야 할 분들은 영어 교사들이라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학부모의 입장이 가장 중요한데 왜 마지막에 발언 기회를 주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영어공교육완성을 위한 실천방안 공청회’에서 이경숙 인수위원장(사진 가운데)을 비롯한 인수위원들이 학부모, 영어교사와 영어교육전문가 등의 의견을 듣고 있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 반대로 일선 교사들은 정책 성공을 위해 현직 영어 교사들의 사기를 꺾어서는 안 되며, 국가가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회화를 잘하는 영어 전용 교사를 2만3000명 뽑으면, 회화를 못하는 영어 교사들의 입지는 줄어들 수 있다.
30년 전부터 영어를 가르쳤다는 서울 청운중학교의 임동원 교장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자랑스럽게 일하도록 해줘야 한다"며 "영어 전용 교사뿐 아니라 기존 교사들이 충분히 영어 수업을 영어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더 훈련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어 전용 교사와 함께 기존 교사들의 사기를 생각해야 한다는 요구였다.
최병갑 서울 구로중학교 교장도 "현직 영어 교사들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인수위의 정책이 안정적으로 성공하려면 현재 일선 학교에서 일하는 교사들을 지원할 수 있는 따뜻한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교장은 특히 "(바뀌는 상황에 맞춰) 현재의 영어 담당 교사 중에서 과목을 바꿔보려는 분들은 전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예 영어 전용 교사 등 현재 교사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교사 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반대도 있었다. 김영숙 대구 교대 교수는 "찬성 의견은 많으니 재고해 달라는 요청만 얘기하겠다"고 말을 시작했다. 김 교수는 "초등학교 교사들의 경우, 지금도 상당수 선생들은 전체 수업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부분은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감히 말하지만 별도 충원이 없더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인수위의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좀 더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기도 고양시 오마초등학교의 영어 전담 교사인 김인정 교사는 "가르치는 반의 정원이 43명이면 그 중에 40명이 영어 학원에 다닌다"며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는 수업 시간이 적어서 그렇다고 하므로 기본적으로 영어 수업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최소한 한 학기 정도는 현장 얘기를 들어본 뒤에 정책을 세밀히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인수위에 충고했다.
서울시 교육청 김점옥 장학사는 "우리 교사들은 실제로 영어로 영어 수업을 하는 것을 배우지 못하고 교사가 된 분들이기 때문에 비난만 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수업을 잘할 수 있으려면 학생 수준별 수업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는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사회를 본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위 이주호 간사가 "발언 시간을 지켜달라"는 말을 여러 차례 할 정도로 참가자들의 열의는 뜨거웠다.
이경숙 위원장은 "교사들이 불안해하거나 염려하실 필요는 없으며, 다만 이 기회에 그 동안 하고 싶었던 올바른 영어 교육을 하겠다고 생각해주시기를 바란다"며 "새 정부는 교사들이 자기 개발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1/31/20080131003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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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양극화 없애겠다는 게 빈익빈 부익부인가"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 공교육강화 비판에 반박
이 대변인은 앞으로 국가경쟁력강화특위 내에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으며 영어 공교육 강화의 세부안은 새정부 출범 전에 가능한 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수위는 이날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로드맵'을 발표했다. 인수위는 영어를 잘하는 인사를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영어 전용 교사 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해 초등학교(3500명)와 중학교(3000명)에 2010년부터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회화 등을 강화해 새로 바꾸는 교과서는 내년부터 개발해 2010년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올해 중2가 되는 학생이 대입 시험을 보는 2012년(2013학년도)과 2013년(2014학년도) 입시에서는 수능의 영어 시험을 대체하는 영어 능력 시험에 듣기와 읽기 문제만 내며,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학생들이 대학입시를 치르는 2014년(2015학년도)부터는 말하기와 쓰기 문항도 포함할 계획이다. 인수위는 영어능력 시험의 말하기와 쓰기는 합격·불합격만 평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인수위는 이날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로드맵'을 발표했다. 인수위는 영어를 잘하는 인사를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영어 전용 교사 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해 초등학교(3500명)와 중학교(3000명)에 2010년부터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회화 등을 강화해 새로 바꾸는 교과서는 내년부터 개발해 2010년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올해 중2가 되는 학생이 대입 시험을 보는 2012년(2013학년도)과 2013년(2014학년도) 입시에서는 수능의 영어 시험을 대체하는 영어 능력 시험에 듣기와 읽기 문제만 내며,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학생들이 대학입시를 치르는 2014년(2015학년도)부터는 말하기와 쓰기 문항도 포함할 계획이다. 인수위는 영어능력 시험의 말하기와 쓰기는 합격·불합격만 평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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