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體育. 演藝分野

[zoom in] “강석씨가 남편인 줄 아는 사람도 있어요”

鶴山 徐 仁 2008. 2. 1. 20:54
MBC 싱글벙글쇼 김혜영
▲ photo 이경호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라디오 스타’ 김혜영씨는 MBC ‘골든 마우스’상을 받은 최초의 여성 진행자이다. 1987년 1월 ‘싱글벙글쇼’를 시작해 21년째 강석씨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 동안 대통령이 5명이 바뀌고 담당 PD가 30번 정도 바뀌었다. 1981년 MBC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김씨는 1984년부터 ‘별이 빛나는 밤에’ 코너를 맡으면서 라디오와 인연을 맺었다.

지난 1월 15일 MBC 7층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김혜영씨를 만났다. 함께 ‘싱글벙글쇼’를 진행하고 있는 강석씨는 사진 촬영에만 응하고 인터뷰는 극구 사양했다.

스튜디오에 마주앉은 김씨는 라디오의 매력 중 으뜸으로 ‘편안함’을 꼽았다. “운전, 설거지, 공부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TV 시청, 인터넷 서핑이 아니라 라디오 청취예요. 옆에 앉은 친구가 이야기하듯 편안함을 느끼게 해드려야죠. 진행자인 저도 방송국이 집처럼 편안하게 느껴져서 20년이라는 세월이 3년 정도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만큼 빠르게 지나갔어요.”

그녀가 꼽은 라디오의 또 다른 매력은 ‘착함’과 ‘솔직함’이다. “대체적으로 착한 사람이 라디오를 진행하고 착한 사람이 라디오를 듣는 것 같아요. 라디오를 장시간 진행하다 보면 자신의 성격이 모두 드러나기 때문에 출연자들도 솔직해질 수밖에 없고요.”

20년간 청취자들에게 ‘찰떡궁합’을 자랑한 김혜영·강석씨를 부부로 오해하는 사람도 많지만 김씨는 1988년 MBC 양재철 기자와 결혼했다. 그녀는 결혼식 날에도 웨딩드레스를 입고 “안녕하세요. 김혜영입니다. 오늘은 제가 결혼하는 날이라 지금 웨딩드레스를 입고 방송하고 있답니다”라는 멘트로 ‘싱글벙글쇼’를 시작했다. 신혼여행지인 제주도에서는 제주 MBC 스튜디오로 달려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김씨는 첫 아이를 낳고는 2주 만에 복귀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남편과는 회사 내에서 만났고 그에게 스킨스쿠버를 배우면서 친해졌어요. 주변에서 남편에 대해 물으면 둘이라고 해요. 진짜 남편은 ‘안 남편’이고 강석 선배는 ‘바깥 남편’이죠. 잠자는 시간 빼면 강 선배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낸 것 같아요. 그래도 전혀 이성으로는 느껴지지 않아요. 무슨 감정이라도 생겨봐요. 가끔 해외 출장도 함께 가는데 뭔 일이 나도 벌써 났죠.”

김혜영·강석씨의 진행능력이 워낙 탁월하고 항상 청취율 3위권을 유지하기에 타 방송사의 스카우트 제의도 잇따르고 있다. “장기 계약을 하고 연봉을 두 배로 주겠다는 조건까지 제시해 왔어요. 그래도 안 갔어요. 의리와 명예가 중요하잖아요.”

‘의리녀’ 김씨는 최근 ‘행복하기에도 여자의 인생은 짧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고등학교 3학년, 초등학교 5학년 된 두 딸을 키우는 엄마 이야기예요. 또 항상 감사하고 행복해 하며 건강하게 살자는 내용을 담았어요.”

현재가 너무 행복한 그녀는 꿈과 욕심도 없다고 한다. “늘 지금만 같으면 좋겠어요. 더 많은 꿈을 가지면 너무 욕심 부리는 것 같아서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가족이 건강한 것, 남편이 지금처럼 저를 사랑해 주는 것, 빚지지 않고 조금이라도 저축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해요.”


/ 서일호 기자 ihseo@chosun.com
손유정 인턴기자ㆍ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