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가장 치열한 지난 12월 공연 시장의 승자는 뮤지컬 '맘마미아(Mamma Mia·사진)!'였다. 서울 잠실 샤롯데극장(1192석)에서 공연 중인 이 뮤지컬은 지난달 월간 예매 랭킹 1위(인터파크 집계)에 올랐다. 2004년 국내 초연한 뒤 해마다 재공연하며 60만이 넘는 관객을 모았고, 네 번째인 이번에도 하루 2000장 가까이 팔려나가며 히트를 예고하고 있다. 이 뮤지컬의 흥행 비법은 다음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중년
제작사 신시뮤지컬컴퍼니에 따르면 예매자의 60%는 30~40대. 그런데 실제 공연장에 앉는 관객은 70%가 40~50대라고 한다. 신시뮤지컬컴퍼니 측은 "젊은 층이 표를 어른들께 선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맘마미아!'는 국내 공연 시장에서 중년 관객의 출현을 처음으로 알린 작품이다. '맘마미아!'는 70년대 초부터 82년 해체될 때까지 폭발적 인기를 누린 스웨덴의 4인조 혼성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들로 속을 채운 뮤지컬이다. 아바와 함께 70~80년대를 보낸 40~50대에게 '맘마미아!' 관람은 추억으로의 페달 밟기다. 구매력을 지닌 40~50대 관객과 전염성 강한 아바 노래의 화학반응, 그것이 '맘마미아!'의 흥행의 첫 번째 열쇠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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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DB |
■여성
40~50대 엄마와 20대 딸, 손을 잡고 온 할머니들…. '맘마미아!' 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미혼모와 딸의 사랑이 중심인 이야기라 여성 관객을 잡아당기는 힘이 세다는 분석이다.
왕년에 아마추어 3인조 밴드였던 도나·타냐·로지의 부활(?), 그리고 도나의 딸 소피가 아빠를 찾는 과정을 따라간다. 소피는 엄마의 일기장을 훔쳐보며 아빠 후보 3명을 추리고 "정자 제공자 이름을 밝혀냈다"며 기뻐한다. 그리고 자신의 결혼식 날 그들을 다 초대한다.
결혼에 대한 화법도 여성 친화적이다. 소피의 꿈으로 열리는 2막은 물속, 거품, 연기 등으로 결혼식을 앞둔 여성의 심리를 표현한다.
■음악과 이야기
'맘마미아!'는 노래들과 배열 자체를 이야기 뼈대로 삼고 여기에 대사를 붙인 뮤지컬이다. 이야기부터 만들고 노래를 삽입하는 기존 제작 방식과 정반대로 간 것이었다. '맘마미아!'의 올드팝들은 어떤 이야기보다 더 진하게 인생의 희로애락을 건드린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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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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