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大, 중산층 이하에 최대 50% 내려
도쿄大, 부모 연봉 3200만원 미만은 면제
미국의 하버드대와 일본의 도쿄대 등 미·일의 최고 명문대들이 중산층 이하 출신 학생들의 학비를 대폭 인하하며 인재 모집에 나섰다.
하버드대는 내년 9월 학기부터 가구 연수입 18만 달러(약 1억6000만원) 이하인 계층의 학부생에게는 학비를 가구 수입의 10% 이하로 내린다고 10일 발표했다. 하버드대는 지금도 연소득 6만 달러 이하 가정 출신의 학생에 대해선 학비를 전혀 받지 않는다. 또 그 이상의 소득계층 출신 학생에 대해서도 학비를 차등적으로 인하해 받는다. 하버드대의 연간 학비와 생활비는 4만5620달러(약 4200만원).
그러나 하버드대는 새로운 학비 경감 조치를 통해, ▲가족 소득이 12만~18만 달러인 학생은 가족 수입의 10%만을 학비로 내도록 하고, ▲6만~12만 달러인 학생은 더 낮은 비율을 적용하는 등, 학비를 파격적으로 더 낮췄다. 이에 따라 연소득이 12만 달러인 가구는 학비를 지금의 1만9000달러에서 내년엔 1만2000달러만 내면 된다. 하버드대는 새로운 학비 감면(減免) 제도에 따라서, 6600명 학부생 중 많은 학생들에게 학비가 3분의1에서 절반 가량 더 낮아지는 효과를 낳는다고 밝혔다.
하버드대의 이번 조치는 미국 중산층 가정들조차 하버드대 학비를 부담하기가 힘들다는 비판적 여론이 거세지면서 나왔다. 2004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상위 146개 대학의 학생 가운데 하위 25% 소득 가구 출신은 3%에 불과했다. 하버드대는 이번 학비 감면 조치로 재정부담이 20% 가량 증가하지만, 350억 달러에 달하는 학교 운용 펀드의 투자수익을 통해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버드대 드루 길핀 파우스트(Faust) 총장은 “하버드대의 학비 부담이 주립대 수준과 비슷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앰허스트·컬럼비아·프린스턴·스탠퍼드 등 다른 명문 사립대들도 학자금 대출을 줄이고 장학금 비중을 높이고 있다.
한편, 도쿄(東京)대는 지난달 초 부모 연봉이 400만엔(약 319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 학부생의 학비를 내년부터 무조건 면제하기로 했다. 도쿄대는 이와 함께 내년부터 두뇌 유출 방지를 위해 박사과정 대학원생 대부분의 학비를 사실상 제로화할 계획이다. 현재 도쿄대 학부생의 학비는 연간 53만5800엔 정도다.
도쿄대는 지금까지 ‘학비 면제액의 합계가 학비 수입의 5.8%로 제한’한 정부 규정 탓에, 일단 입학한 다음에 학생들의 학비 면제 폭을 결정해 왔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도쿄대에 입학하려는 학생이 입학 전에 등록금 면제 여부와 규모를 알 수 없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우수 인재들이 타 대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작년 1학기에 학비 전액을 면제받은 도쿄대 학부생은 전체의 2%인 325명에 그쳤고, 절반을 면제받은 학부생은 27명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내년부터 새 제도가 시행되면 연봉이 400만엔 이하인 학부생(약 10%로 추산)은 전원 학비 전액을 면제받게 된다. 고미야마 히로시(小宮山宏) 도쿄대 총장은 “능력 있는 학생이 금전적인 부담 때문에 학업을 단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요코하마(橫濱) 국립대는 올해부터 공학계 대학원생들에게 국립대 장학금으로는 최대 금액인 연간 120만엔을 지원하는 장학금 제도를 마련해 시행 중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2/12/20071212001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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