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실을 알고 나면 부모님들은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답을 모르면 가르치면 되고, 쑥스러워 하면 숫기를 키워주면 되고, 틀릴까봐 소심한 아이는 대범함을 알려주면 되지만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관심이 없다는데 이를 어쩌나! 여러가지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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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도 경청하는 학생을 더 좋아해
학교에서 아무리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고 싶어도 선생님께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바로 기가 죽는 것이 아이들의 특성입니다. 특정 과목 시간에 열심히 ‘저요! 저요!’ 손을 들고 외쳤음에도 선생님이 쳐다봐주지 않으면 곧 ‘조건 억압’의 상태로 들어갑니다.‘조건 억압’이란 ‘열심히 해봐도 소용 없어.’라는 일이 벌어진 바로 그 시간과 그 장소에서만 행동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의 다른 상황에서도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학습하는 것을 말합니다.
선생님께서 눈길을 주지 않는 과목 시간에만 자발성과 능동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시간에도 손을 들지 않는 소극적인 학생이 되는 것입니다.
수업 시간에 의기소침하고 무기력한 학생들에게 선생님의 관심을 끌어 적극적으로 손을 들고 활기차게 답변을 하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다양한 방법 가운데 쉽게 배울 수 있으며, 그 효과 또한 매우 극적으로 나타나는 방법은 선생님의 말씀을 경청하도록 가르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좋아합니다. 선생님들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잘 듣지 않는 학생보다 잘 듣는 학생에게 눈길이 더 자주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타인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경청한다는 것입니다. 듣는 것과 경청하는 것은 매우 다릅니다. 듣는 것은 그냥 소리를 ‘듣는’ 것이지만 경청은 소리의 의미와 의도까지 함께 듣는 것입니다.
누군가 내 말을 무심히 듣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가지고 듣고 있다면 자기도 모르게 듣는 사람의 수준과 마음가짐에 맞춰 말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남들이 나의 말을 경청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까요? 몇 가지 대표적인 단서 행동이 있습니다. 이 행동을 수업 시간에 학생이 선생님께 보여준다면 선생님의 관심은 거의 자동적으로 경청하는 학생에게로 향하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이 제일 먼저 관심의 유무를 알아채는 단서는 시선입니다. 내가 이야기할 때 나에게 시선을 맞추고 있는 사람은 내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고 단정합니다.
아이에게 선생님에게서 눈길을 떼지 말고 바라보라고 알려 주십시오.
●고개 크게 끄덕이기·미소짓기도 도움
경청을 나타내는 두번째 단서 행동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입니다. 아무 때나 끄덕이는 것이 아니라 말이 잠시 멈추는 짧은 사이사이 고개를 끄덕여야 합니다.
더불어 조그맣게 끄덕이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알아 차리도록 크게 끄덕여야 합니다. 의외로 사람들이 잘 하지 못하는 행동이 바로 고개 끄덕거림입니다. 선생님에게 시선을 고정시키고 이야기를 잘 알아 듣고 있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다 보면 선생님의 눈길이 자연스레 학생한테 향하게 되고 드디어 시선이 마주치는 시간이 옵니다. 이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웃어야 합니다. 웃기가 쑥스러우면 미소라도 짓도록 해야 합니다.
한 심리학자가 실험을 했습니다. 교탁을 중심으로 오른 쪽의 학생들은 고개를 숙이고 필기를 열심히 하는 행동을 하도록 하고 왼쪽의 학생들은 선생님께 시선을 맞추며 말하는 사이사이 고개를 끄덕이고 눈이 마주치면 웃는 행동을 하도록 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선생님은 수업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왼쪽 편의 학생들을 자주 바라보다가 15분 정도 지나자 아예 왼쪽에 붙박여서 강의를 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난 뒤에도 선생님 자신은 교탁 왼쪽에서만 수업을 진행한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자신도 모르게 경청 행동을 보여준 학생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맞춤 수업을 하게 됩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 최고의 경영자가 아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한 책이 경청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남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노력해서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쉽게 할 수 있으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경청 행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