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내년부터 물리·수학·화학 등 이과계에서 박사 과정을 밟거나 학위를 취득한 두뇌들을 기업 현장에 파견, 근무토록 하는 ‘박사 인턴십’을 도입해 시행에 들어간다.
|
연구실에서의 이론만이 아닌 산업 현장에서 단련된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게 1차적인 목표다. 또 순수과학인 이과계열의 박사급들에 대한 취업난 해소도 겨냥하고 있다.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문부과학성은 내년 국·공·사립대학 가운데 15개교에서 500명의 예비 박사 및 포스트 닥터(포닥·박사후 과정)를 선발해 1년 정도 기업체에 파견, 실무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오는 2010년에는 45개의 대상 대학에서 1200∼1500명까지 파견 인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선발 심사기준은 연구능력과 어학실력 등이다.
문부성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데다 상품 개발을 사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지식을 획득하는 기회를 제공, 언제든지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연구자를 육성하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건비 등 경비는 올해 문부성 예산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일본은 1996년 ‘포닥 1만명 지원 계획’과 함께 과학기술 입국을 내세운 덕분에 해마다 전국의 대학에서 6000명가량의 이과계통 박사가 탄생하고 있다.
하지만 거품경제 시기를 거친 까닭에 취업난은 심각하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의 2006년도 통계에 따르면 152개 기업체에서 신규 채용한 기술계통 박사는 2.9%에 불과하다. 석사 출신은 73.4%. 기업들의 박사 출신에 대한 채용 기피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조직 적응력 및 협조 등의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전문성은 인정하고 있다. 때문에 ‘박사 인터십’은 기업들의 박사들에 대한 선입견을 깨 박사들의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데도 한몫할 전망이다.
파견될 예비 박사 등은 대학 등에 소속돼 있으면서 기업의 상품개발팀 등에 참가, 연구하게 된다. 특히 포닥의 경우, 파견된 회사의 직원과 똑같은 업무를 맡겨 상품화에 관련된 연구능력을 몸소 익히도록 했다.‘연구를 위한 연구’에서 벗어나 폭넓은 시야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박사 인턴십’의 파견 대상 기업은 전기·기계·화학·제약·소재 등의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해외의 대기업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박사 인터십’ 프로젝트가 성공할지 벌써부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hkpar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