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의 산 아미산~방가산 방가산은 북쪽에 아미산, 남쪽에는 경림산을 이웃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찾는 사람이 없다. 간혹 팔공기맥을 종주하는 사람들만 지나칠 뿐 이 산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산행은 극히 드물다고 보아야 하겠다. 그런 관계로 제대로 된 산행로가 있을 리 없지만, 능선으로 연결되는 희미한 산길은 찾을 수 있다. 다만 독도에 신경을 쓰고 자주 지형도를 확인해야 헤매지 않는다. 방가산 산행의 들머리가 되는 북서쪽의 아미산(峨嵋山·402.4m)은 잘 알려진 산이다. 산의 높이나 전체 규모는 보잘 것 없으나 암봉으로 이어지는 산세의 아름다움과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암릉산행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한자대로 풀이하면 ‘높고 험한 모양의 산’이란 뜻인데, 일반인들의 해석은 제각각이다. 전국에 같은 이름의 산이 여러 곳 있다. 특히 아름다운 여인의 눈썹을 닮았다는 중국 쓰촨성(四川省)의 아미산(娥眉山)은 낙산대불과 함께 유명한 불교성지로 잘 알려진 곳. 두세 명이 겨우 설 수 있는 암봉에서 내려와 제2봉으로 향한다. 산행로 주변에는 그 흔한 안내판 하나 없다. 그렇지만 곳곳에 달려 있는 리본이 앞서 찾은 사람들의 흔적으로 남아 있다. 암릉을 따르면 좌우로 전망이 트이고 곧이어 세 갈래 갈림길을 만난다. 여기서 정면에 버티고 선 거대한 암봉이 제2봉이다. 이 봉은 클라이머가 아니라면 오르기를 포기하고 왼편의 우회로를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곳은 한국산악회 대구지부에서 개척한 10여 개의 등반루트가 있는 훈련장이다. 특히 주변의 바위는 오랜 세월 풍화작용으로 낙석의 위험이 많으므로 등반 경험이 없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낙엽이 푸석푸석한 절벽 아래로 이어지던 산길은 곧이어 오른편으로 꺾이면서 다시 암릉으로 가파르게 올라선다. 여기서 능선을 따라 오른편으로 30m 정도 오르면 걸출하게 솟은 우측의 암봉이 제3봉으로 아미산 정상이다. 나무등걸을 붙잡고 올라서면 왼편으로 바위굴이다. 한 사람이 겨우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약 10m 길이의 직선굴로 어두컴컴하다. 굴을 지나 오른편으로 돌면 가느다란 밧줄이 설치돼 있는데, 이 밧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올라서면 암봉 꼭대기다. 사방이 확 트이며 조망이 펼쳐지면서 마음까지 후련해지지만 많은 사람이 설 수 없는 좁은 장소이므로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다시 안부로 내려서서 제4봉을 우회하여 제5봉으로 향한다. 밋밋하게 오르는 암봉의 중간에는 가는 굵기의 밧줄이 양쪽으로 설치되어 있다. 이 봉우리를 넘어서면 1시간 정도의 바위구간 산행은 끝난다. 아미산 암봉은 상당히 위험한 코스로 초보자는 반드시 암벽등반에 경험이 있는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좋다. 잠시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땀을 식히고 부드러운 능선길로 10분쯤 오르면 2기의 묘를 만난다. 또 다른 2기의 묘를 지나 산길은 오른편으로 비스듬하게 휘면서 곧장 능선의 널찍한 공터에 이른다. 학산리 일대와 멀리 보현산, 면봉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다.
방가산은 왼편 능선길로 이어지는데 잠시 후면 케언(돌탑)이 있는 봉우리에 닿는다. 돌탑에는 누군가 ‘무시봉 667.4m 칠우회’와 ‘아미산→ 402.4m’라는 글을 적어 놓았다. 산길은 오른편으로 90도 꺾어 잠시 내려섰다가 왼편으로 낮은 봉우리를 오르게 된다. 여기까지는 사람이 다닌 흔적과 리본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오른편 능선으로 잘 나있는 등산로를 따르면 결국 대곡지로 이어지게 된다. 이제부터 길은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지만 희미하게나마 능선으로 연결되는 산길을 찾을 수 있다. 안부에서 능선으로 올라붙어 10분이면 785m봉에 선다. 큰 바위 아래 묘지가 있던 자리로 추정되는 공터가 있다. 다시 잡목이 우거진 암릉길로 더듬어 내려서면 능선 끝자락에 조망이 시원한 전망바위가 있다. 좌우로는 경사가 가파른 절벽이며, 건너편에 방가산의 모습이 훤하게 다가온다. 오른편 산비탈에는 휴양림에서 개설한 산책로가 산허리를 돌아 이어지는 모습도 내려다보인다. 전망바위에서 되돌아나와 방가산을 쳐다보고 왼편으로 내려선다. 참나무가 울창한 숲 사이로 무릎까지 빠지는 낙엽길이다. 열병하듯 서있는 참나무는 아직도 잎을 피우지 못한 채 계절에 둔감함을 보이고 있다. 길 없는 길을 헤치며 안부를 지나 5분 정도 오르면 돌탑이 있는 742m봉에 닿고, 곧이어 오른편의 방가산 정상에 올라선다.
하산은 주능선을 따라 남서방향의 내리막길로 잡는다. 가파르던 경사도가 다소 수그러들 무렵 묘를 만나는데, 경주김씨, 진주강씨 묘를 차례로 지나게 된다. 안부로 내려서면서 오른편 휴양림쪽 하산길을 살펴보지만 도무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안부에서 다시 오르막 능선길로 접어들면 산길은 왼편으로 약간 치우치다가 곧장 603m봉으로 올라서는데, 여기서 오른편 능선의 희미한 산길로 꺾어 붙어야 한다. 직진하면 689m봉으로 오르게 되는데, 이 봉우리가 이곳에서 말하는 경림산(瓊林山)으로 추정된다.
장곡 자연휴양림은 군위군청에서 관리한다. 면적이 261만㎡로 1일 최대 수용인원은 500명, 최적인원은 200명이다. 야영장, 산책로, 산림문화휴양관, 정자, 숲속의 집 등 편의시설을 비롯해 여러 휴양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인각사에서 방가산 들머리인 아미산을 가기 전에 고로면 소재지가 있다. 이곳은 화북댐 건설공사가 한창인데 멀지 않아 수몰될 지역이라 안타까울 뿐이다. [ 글 사진 황계복 부산시산악연맹 부회장] ○ 908번 지방도(아미산 표석)~아미산(제1~5봉)~610m봉 갈림길~667.4m봉(무시봉)~730m봉~758m봉~방가산~603m봉~장곡 자연휴양림~908번 지방도 <7시간30분 소요> ○ 908번 지방도(아미산 표석)~아미산(제1~5봉)~610m봉 갈림길~묘 4기 있는 오른편 능선~대곡지~908번 지방도 <3시간 소요> ○ 908번 지방도(아미산 표석)~아미산(제1~5봉)~610m봉 갈림길~667.4m 무시봉~730m봉~오른편 능선~대곡지~908번 지방도 <4시간30분 소요>
화수는 대구, 영천에서 군위, 의성, 안동을 오가는 시외버스(화수 버스정류장 054-382-1379)의 경유지로 부산, 대구, 영천 등지에서는 굳이 군위읍내까지 갈 필요 없이 화수에서 내리면 된다. 화수에서 산행들머리까지는 읍내에서 출발하는 군내버스로 바꿔 타면 된다. 자가용으로 이동할 때는 고로면소재지에 주차하고, 택시(개인택시 김종영기사·054-382-1466, 011-804-2466)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군내버스는 시간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여유있게 기다리는 것이 좋다. 서울→군위 동서울터미널(02-446-8000 ARS)에서 1일 6회(07:30, 09:30, 12:30, 14:30, 17:30, 19:30) 운행. 3시간30분 소요. 군위읍내에는 깨끗한 여관과 식당이 많아 숙식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한티산장(383-4522), 남양장여관(383-5000), 필그린(382-0624), 보화장여관 (383-6201), 백화장여관(382-0105) 등이 있다. 먹거리집으로는 도남식당(382-0701·해물탕, 한정식), 안성숯불갈비(383-2207·소등심, 돼지갈비), 청풍횟집(383-8436·물회, 회덮밥), 일미정(382-0764·한정식), 섬진강식당(382-5599·장어구이, 재첩국) 등이 있다
|
'대한민국 探訪'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산의 자존심으로 우뚝선 금샘 (0) | 2007.07.21 |
---|---|
점점더 행복해지는 길 산길에 있습니다 /계룡산 (0) | 2007.07.21 |
여기는 미지의 세계 `대금역` 입니다. (0) | 2007.07.21 |
천연기념물 (0) | 2007.07.17 |
[스크랩] 강원도 관광명소와 산행정보 (0) | 2007.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