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김미라 교수의 교육특강] (11) 체벌때 자존심 상처 안 주려

鶴山 徐 仁 2007. 7. 9. 21:04

 

‘간이 콩알만 해졌다.’‘심장이 강하다.’‘허파에 바람이 들었다.’‘비위가 좋다.’‘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가슴이 뜨끔하다.’‘눈이 높다.’‘얼굴이 뜨겁다.’‘목에 힘을 주다.’‘어깨를 짓누르다.’‘발이 묶이다.’

위 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신체의 일부분을 빗대어서 사람의 마음을 표현한 말들만 모아 본 것입니다. 말 그대로 간이 콩알만 해진 것이 아니고 매우 놀랐다는 뜻이고, 심장이 튼실한 것이 아니라 성격이 강인하다는 뜻이고, 배가 실제로 아픈 것이 아니라 시기심이 생긴다는 뜻이지요. 마음은 눈에 보이거나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알아채기도 어렵고 설명하기도 난감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추상적인 마음을 구체적인 몸이나 물건, 풍경 등에 빗대어 표현하곤 합니다. 특히 신체는 마음의 상태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스스로 쉽게 알아챌 수 있기 때문에 물건이나 풍경에 비해 마음과 관련된 표현이 많습니다. 마음을 알아챈 후에 마음에 영향을 주고 싶을 때도 우리는 신체의 일부분을 사용하곤 합니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양팔로 가슴을 감싸거나 불편한 마음을 가라앉히려 배를 문지르거나 눈물이 나오면 마음을 걷잡을 수 없을 까봐 눈을 끔뻑끔뻑합니다. 몸과 마음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일 때가 많습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더 그러합니다.

신체 중 ‘목´ 부분 위는 자존심 영역

아이들을 기르면서 ‘대체 저 아이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기에 저 모양일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자녀와의 관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 주어야 할지 잘 몰라 난감할 때 주로 하게 되는 말입니다. 이때 몸을 통해서 마음에 접근해 보시기 바랍니다.(포옹의 교육적 효과라는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피부 접촉을 많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칭찬이나 격려, 지지 등을 어린 자녀에게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보듬어 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모로서 아이를 훈육하기 위해서는 칭찬이나 격려, 지지 등이 아닌 다른 방식을 사용해야 될 때가 있습니다. 꾸중이 꼭 필요한 경우입니다. 감정이 섞이지 않은 합리적 꾸중을 해야 하지만 꾸중하다 보면 화가 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꾸중은 야단으로 변질되면서 결국에는 참았던 분노가 폭발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체벌을 하게 됩니다. 아무리 합리적이고 교육적인 체벌이라도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현실적으로 참 많이도 쓰이고 있는 방법이 육체적 체벌, 즉 매입니다. 그래서 부모님들께 당부하고 싶은 것은 불가피하게 매를 들게 될 때라도 절대로 얼굴과 머리만은 때리지 말라고 부탁드립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신체 중 목 위 부분인 얼굴과 머리는 자존심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자존심이 발달하게 되면 자존심과 관련된 신체 부분이 생깁니다. 대표적인 자존심 신체 영역이 바로 목 윗부분인 얼굴과 머리입니다. 아이의 자존심을 높여주는 행동으로 칭찬을 할 때 어른들은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곤 합니다. 그러나 칭찬을 받을 때조차도 아이들은 아무에게나 머리를 쓰다듬게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굳이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에게만 접촉을 허용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얼굴·머리 맞으면 반항적 행동

처벌의 경우에도 역시 신체 다른 부분과는 그 효과가 다릅니다. 등이나 손바닥, 엉덩이를 맞는 것은 그냥 신체의 일부분이 매를 맞는 것이지만 머리나 얼굴을 맞는 것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머리나 얼굴을 맞게 되면 반성이 되기보다는 자존심이 상하면서 반항 행동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선생님보다 덩치가 더 큰 남학생들을 보면 선생님이 두꺼운 몽둥이로 매우 세게 엉덩이를 때려도 그대로 조용히 맞고 있지만, 출석부로 머리를 때리거나 손으로 따귀를 때리게 되면 자리를 박차고 학교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목 윗부분을 맞는 것은 무시당하는 것, 즉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분이 매우 나쁘고 참기 힘들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체벌을 하게 될 경우라도 얼굴이나 머리 부분만은 때리지 마십시오. 꽃으로라도 얼굴이나 머리만은 때리지 마십시오. 불가피하게 꼭 필요한 경우에만 자존심을 덜 다치는 부분인 손바닥이나 엉덩이 부분을 체벌하십시오.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처벌은 아이를 교육시킬 수 있지만,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처벌은 교육적 효과가 없습니다. 특히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사랑의 매’는 원치 않는 행동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더욱더 악화시킵니다. 옳은 방향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처벌은 학대나 폭력과 다르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자식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사랑하는 자식을 학대하고 싶은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단지 잘못된 방법으로 사랑하는 부모가 있을 뿐입니다.

기사일자 : 2007-07-10    17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