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부모 되기와 부모 노릇 하기

鶴山 徐 仁 2007. 5. 25. 21:54
 
   
   
  서정후님께 드립니다.
     
부모 되기와 부모 노릇 하기

“부모 되기는 쉽지만 부모 노릇 하기는 쉽지 않다”는 옛말이 있다. 지당한 말이다. 자녀를 둔 부모가 “어떻게 하여야 자녀들을 잘 키울 수 있을까?”는 질문은 자녀를 기르는 부모들의 영원한 숙제이다. 이런 말을 하노라면 내 어머니의 말씀이 생각난다. 우리 4 남매가 자랄 때에 어떤 일로 어머니 속을 썩힐때면 어머니께서 한숨을 쉬시며 이르시던 말이다.

“너희들도 나중에 자식 낳아 길러 봐라. 이 에미 맘을 알게 될꺼다.”고 이르시곤 하신 말씀이다. 나도 나이들고 자식들을 낳아 기르게 되면서 어머니의 말씀이 품은 뜻을 짐작케 되었다. 그리고 부모 노릇 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나에게는 대학을 다니다가 군에 가게 되는 아들 둘이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대개가 그러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밤늦게까지 컴퓨터 앞에 있거나 친구들과 노닥(?)거리다가 새벽녘에 잠자리에 들고는 낮 동안에 오전 내내 자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곤한다.

오다가다 그런 모습을 보고는 하루하루를 그렇게 절도없이 보내는 것이 아니라고 꾸지람 겸 충고를 할까 하다가는 멈추곤 한다. 아버지 말이 잔소리 같이 들리게 될까 마음 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차피 군에 가면 어쩔 수 없이 고쳐지겠거니 하는 마음이 들어서이기도 하다.
나는 다섯살 때에 일본에서 아버지와 헤어진 후로 다시 아버지를 볼 수 없게 되었다. 사업 마무리를 하고 뒤따라 귀국하시겠다고 일본에 남았던 아버지가 2년 뒤에 돌아가시후 잿봉지로만 귀국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없이 자라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연고가 나에게 아들을 기르는 데에 한 가지 갈등을 준다. 아버지 없이 자랐기에 아버지 노릇을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것이다. 그런 연고로 가끔은 아들들을 나무랄 일이 있어도 내 쪽에서 피해 버릴 때도 있다. 혹시 아버지 노릇을 잘못하여 아들에게 상처나 주게 될지 모른다는 염려가 들기 때문이다. 아버지 노릇하기가 벅찬 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모든 아버지들의 공통의 고민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