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얼빠진 ‘이구아수 감사들’

鶴山 徐 仁 2007. 5. 17. 21:24

 [사설] ‘이구아수 감사들’ 전원 해임하라(서울신문)

남미로 관광성 외유를 떠났던 21개 공기업·공공기관 감사들이 일정을 중단하고 어제 부랴부랴 귀국했다.‘신이 내린 직장’에 낙하산을 타고 들어가서는 신마저 부러워할 행태를 벌이다 국민적 공분에 떠밀려 발길을 돌린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서도 일부 인사들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노래방에서 여성 도우미들과 술판까지 벌였다니 이들의 두둑한 배짱이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놀랍기만 하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공공부문의 고질적 병폐가 응축된 사건이다. 비판여론을 무시한 채 거듭돼 온 공기업 낙하산 인사와 임기말 공공부문의 기강해이가 합쳐져 이런 방자한 행태를 낳은 것이다. 당장 이들 ‘이구아수 감사’의 면면만 해도 대다수가 청와대 비서나 열린우리당 당직자 등 현 정부와 끈이 닿아 있는 인물들이다.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에 따른 형식적 임명절차만 밟았을 뿐 내용은 낙하산이다. 참여정부가 아무리 공공혁신을 강조한들 이렇게 나눠먹기식으로 자리를 차고 앉은 인사들을 갖고 무슨 혁신을 할 수 있겠는가.“매년 이어져 온 관례를 따른 것일 뿐”이라는 한 감사의 항변에 담긴 몰인식엔 말문마저 막힌다.

외유비용을 반납하느니, 공기업 감사도 경영부실의 책임을 묻겠다느니 하며 뒤늦게 부산을 떨고 있으나 그것으로 덮을 일이 아니다. 문제가 된 감사 전원을 해임해야 한다. 이들은 공기업 경영을 감시할 자격과 능력을 상실했다. 이번에 단호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공공부문 혁신은 언제까지고 구호에 그치고 말 뿐이란 사실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기사일자 : 2007-05-18    31 면

 

 

 

 

 

 

귀국 '외유' 감사들 "잡을 놈 잡아야지 엉뚱한 사람을…"

 

  • 연합뉴스
    입력 : 2007.05.17 19:15 / 수정 : 2007.05.17 20:47
    • '외유성' 해외시찰로 물의를 빚은 한 공기업 감사가 1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

    “우린 단순가담자다. 잡을 놈을 잡아야지 엉뚱한 사람을… 오는 사람들은 책임지는 사람들이 아니다.”

    ‘외유성 출장’ 논란과 관련, 남미로 떠났던 ‘감사포럼’ 소속 공공기관 감사들이 귀국한 17일 인천공항은 취재진과 이를 피하려는 감사들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이들이 탑승한 대한항공 KE018편 항공기는 LA를 출발해 이날 오후 5시3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비행기 안에서 말을 맞춘 듯 취재진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다 계속되는 취재에 결국 “말을 하겠다”며 출장 경위 등에 대해 설명했다.

    • 남미 이과수 폭포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공무원들이 일부 17일 인천공항에 입국한 가운데, 이양한 예금보험공사 감사가 '우리가 일정을 만든게 아니다"며 기자들에게 항변하고 있습니다/ 조인원기자



    이양한(64) 예금보험 감사는 자신들은 이번 ‘출장’의 단순 가담자로 누가 일정을 결정했는지 모르는 채 남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말했다.

    이 감사는 “(이과수 폭포 관광 등) 일정에 넣은 사람들은 따로 있다”며 “회사에서 사장이 가면 그냥 따라가지 일정을 알고 가지 않지 않나. 우린 대표가 따로 있지 않고 시작부터 동등한 입장으로 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출장은 공문이 와서 갔다고 했지만 공문의 자세한 내용과 발송 주체에 대해 밝히길 꺼려했다.

    그는 “우린 국회의원, 구의원 등과 다르다. 기관의 멤버가 아니라 직원일 뿐이다”라며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 감사는 이번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해 “예산처와 감사원이 감사를 한다. 잘못한 것은 밝혀봐야 한다”며 “(책임을 느끼는지 여부에 대해) 유도 질문하지 마라”고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다른 팀이 LA에서 칠레로 간 것에 대해 “비행기 표가 없어 한 팀을 먼저 보낸 뒤 우리가 따라 가려고 했으나 (외유성 출장 논란 등) 얘기가 나와서 되돌아 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출장비에 대해선 “개인적으론 개인경비로 처리해야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짧게 대답했다.

    LA에서 노래방에 가서 음주했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세미나에) 가지고 못 하고 여행도 못 가고… 그럼 어디에 있어야 하나. 소주라도 있어야 한다. 한국사람들은 노래방 가지 않나”라고 대답했다.

    금승기 산업안전공단 감사는 “(출장은) 각 기관이 필요해서 간 것”이라며 “그런데 (언론이) 한 묶음으로 보는 것이 안타깝다. 자료 등 준비를 많이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금 감사는 비용에 대해선 “공식 절차를 거쳐 예산이 나온 것으로 적절한 절차를 거쳐 지나치지 않은 범위에서 정당하게 결재됐다”고 밝혔다.

    한편 E입국장에서 감사들을 기다리던 활빈단 단원들은 이들이 들어서자 미꾸라지를 던지는 등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