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클래식. 오페라

슈만 - 여인의 사랑과 생애 / 첫번째 곡 : 내가 그분을 처음 본 후 / Edith Mathis

鶴山 徐 仁 2007. 5. 16. 10:39
Schumann - Frauenliebe und Leben 첫번째 곡 : 내가 그분을 처음 본 후 Seit ich ihn gesehen  
Robert Schumann(1810-1856)
- 슈만 여인의 사랑과 생애 -
Edith Mathis, sop
Christoph Eschenbach, piano   
시인의 사랑'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슈만의 가곡집인 여인의 사랑과 생애'는 클라라와의 결혼후의 환희에 가득찬 마음을 반영해서인지 밝고 기쁘고 따뜻하다. 샤밋소의 여인의 사랑과 생애를 읽으면 마치 슈만과 클라라의 이야기를 그대로 보는 듯하다.
슈만의 「여인의 사랑과 생애」
슈만은 가곡의 왕인 슈베르트의 뒤를 이어 독일 가곡의 전통을 더욱 확고하게 다진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고전주의 음악의 형식주의에서 탈피해 좀더 유연한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자 했던 낭만주의 작곡가들에게 있어서 가곡은 낭만주의적 이상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출해 줄 수 있는 음악형식이었다. 무엇보다도 가곡에는 서정이 넘치는 아름다운 시(詩)가 있으며, 그 시의 서정성을 뒷받침해 주는 낭만적인 노래선율이 있다. 여기에 곡 전체에서 노래선율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피아노 반주가 합쳐져 낭만주의 가곡은 인간의 내면에서 잠자고 있는 낭만적인 심성(心性)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해 내는 장르로서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

슈베르트로부터 시작된 이러한 독일 낭만주의 가곡의 전통을 슈만이 이어받게 된 데에는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 없는 어떤 이유가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여기에는 물론 음악, 미술, 문학, 연극 등 여러 분야에서 낭만주의적 심미관이 두루 판을 치던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 한몫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슈만이 그토록 가곡에 열중했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나중에 우여곡절 끝에 그의 아내가 된 클라라와의 사랑에 있지 않았을까 한다. 스승의 딸이자 당시 가장 촉망받는 피아니스트였던 클라라와의 사랑을 통해 그는 생의 기쁨에 비로소 눈을 뜨게 되었다. 일생 동안 슈만에게 있어서 클라라는 생의 훌륭한 반려자이자 음악의 동반자였다. 그래서 슈만은 일생 동안 많은 자식을 낳아 놀라운 생산성(?)을 과시하는 것과 동시에 이에 버금가는 빛나는 창조성으로 주옥같은 작품들을 수없이 쏟아 놓았다.

이제 소개하고자 하는 슈만의 연가곡집 「여인의 사랑과 생애」는 독일 시인 샤미소의 시에 곡을 붙인 것으로 한 여인이 남자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중에 남편의 죽음을 맞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독일판 「여자의 일생」이다. 많은 예술작품 속에 그려진 여자의 일생이 대개 그렇듯이 이 작품 속의 여자의 일생도 헤피엔딩으로 끝나지는 못한다. 그러나 낭만성의 본질에는 원래 비극성도 포함되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남편을 잃은 슬픔을 노래하는 이 작품은 우리에게 낭만주의의 처연한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제1곡 「그를 만나고부터」는 한 남자를 보고 난 후에 느끼는 첫사랑의 번민을 노래하고 있으며, 제2곡 「누구보다도 뛰어난 그대」는 ‘저 분은 누구보다도 뛰어난 분이다. 그 입술, 눈, 지혜, 용기 모두 뛰어난 분이다’라며 첫사랑의 연인을 찬양하고 있다. 제3곡 「나는 믿을 수 없네」에서는 그 남자도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확인한 이후에 느끼는 기쁨을 노래하고 있으며, 제4곡 「내 손가락의 반지」에서는 약혼반지를 보고 행복한 공상에 잠기는 처녀의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제5곡 「벗이여, 손을 빌려다오」는 ‘친구여, 오늘 내가 화려한 의상을 입도록 도와다오. 오늘부터 나는 그 분과 즐거운 생활을 하게 된다’라는 가사로 결혼식 날 연인과의 결합에 대한 기쁨과 가족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여인의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제6곡 「다정한 벗이여, 왜 수상한 눈초리로」는 임신의 기쁨을 노래한 것이고, 제7곡 「가슴에 품어다오」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은 어머니의 마음이 경쾌한 멜로디로 아름답게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이 여인에게 등을 돌리고 말았다. 그토록 사랑하던 남편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녀는 비탄에 차서 애절하게 남편을 잃은 슬픔을 노래한다. 제8곡 「당신은 지금 제게 처음으로 슬픔을 주셨어요.」는 이토록 비통에 찬 여인의 마음을 그리고 있다. ‘당신은 지금 제게 처음으로 슬픔을 주셨어요. 처음이긴 하지만 그것은 깊은 상처였어요. 저는 당신을 사랑하고 살아왔어요. 그러나 지금은 살아있는 시체나 다름없어요. 저는 조용히 마음의 베일을 쓰고, 그 속에서 당신을 안고 잃어버린 행복을 찾겠어요. 당신은 나의 모든 것’
노래는 이렇게 끝이 나고 피아노가 마치 탄식처럼 그녀의 독백을 이어 받는다. 이 연가곡집에서는 피아노의 역할이 특히 중요한데, 다른 가곡 보다 긴 마지막 곡의 피아노 후주는 이 여인의 슬픔만큼이나 긴 여운을 우리에게 남겨주고 있다.
진회숙 오딧세이 컬럼
첫번째 곡 : 내가 그분을 처음 본 후 Seit ich ihn gesehen
여인은 그의 남자를 처음 만난 순간에 눈이 멀어 어디를 보아도 그 사람만 보이고 눈을 뜨고 있든지 꿈을 꾸든지 그 삶 모습만이 아른거리고 그 사람 외에 세상의 모든 것은 빛을 잃고 그 사람 외에 모든 일에 흥미를 잃었다라고 노래합니다.
Schumann Lieder Frauenliebe und Leben Edith Mathis sop 1 Seit ich ihn gesehn
 
 
 
Seit ich ihn gesehen,
Glaub ich blind zu sein;
Wo ich hin nur blicke,
Seh ich ihn allein;
Wie im wachen Traume
Schwebt sein Bild mir vor,
Taucht aus tiefstem Dunkel,
Heller nur empor.

Sonst ist licht - und farblos
Alles um mich her,
Nach der Schwestern Spiele
Nicht begehr ich mehr,
Möchte lieber weinen,
Still im Kämmerlein;
Seit ich ihn gesehen,
Glaub ich blind zu sein.
그분을 보고 나서
나는 장님이 된 것 같다.
어디로 눈을 돌려도
그분만이 보인다.
마치 눈을 뜬 채,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그분의 모습이 눈 앞에 떠오른다.
더없이 어두운 곳에서 점점 밝게 떠오른다.

그분 이외에,
나의 주위에서는 모든 것이 빛을 잃었다.
자매들과 같이
놀 기분도 들지 않고,
오히려 조그만 방에서
조용히 울고 싶을 뿐이다.
그분을 보고 나서
나는 장님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