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바보 부시

鶴山 徐 仁 2007. 4. 16. 08:39
천재 김정일은 핵보유국의 원수로서 바보 부시에게 평화협정을 협박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최성재   
 

 미국의 대통령 부시는 바보다. 나는 일찍이 그가 '이라크 해방'의 호루라기를 불 때, 반미(反美) 세력과는 정반대의 입장에서 그것이 천추(千秋)의 한(恨)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무엇보다 우선 순위(priority)가 잘못되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북한 해방'이 최우선인데, 부시는 이라크 유전의 무장 해제를 최선두에 세웠던 것이다. 또한 '이라크 해방'이 말 그대로 독재에 신음하는 이라크 국민의 해방이 되려면 자유의 여신으로 하여금 인권의 깃발을 높이 치켜세우고 당당히 알파 걸의 발걸음으로 바그다드로 향하게 해야 했는데, 부시는 텍사스 보안관의 배지를 흔들며 아랫것들에게 권총을 빼 들고 대량살상무기가 있음직한 창고를 급습하게 했던 것이다. 결과는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비아냥거림과 개미귀신이 파놓은 모래 깔때기에 개미떼가 빠지듯이 이라크의 모래 수렁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미군의 답답함이다.

 바보 부시는 명분도 실리도 다 잃어버렸다. '사막의 폭풍' 작전을 성공시키고도 재선에 실패한 아버지와는 달리 재선에는 성공했지만, 그는 중간선거에서 상하 양원을 다 잃어 버렸다. 폭스 뉴스(Fox News) 하나로는 CNN과 ABC, NBC 등을 당할 수 없고 대통령 혼자서는 양대 의회를 당할 수 없다. 거기다가 중국의 욱일승천하는 경제패권은 소비자의 압력 때문에 더욱 감당할 수 없다. 사상, 정치, 경제 어느 쪽도 국내에서 그에게 더 이상 머리든 팔이든 빌려 주기가 어렵다. 

 부시가 내세우는 대량살상무기도 이라크는 북한에 상대가 안 되었다. '이라크 해방' 후에도 부시는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반면에 김정일은 거짓과 배짱을 무기로 인권을 마음껏 유린하면서 한국과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맡겨놓은 금은보화 찾듯이 햇볕을 듬뿍 받아 보란 듯이 미사일도 쏘고 핵도 터뜨려 마침내 6자 회담을 양자회담으로 바꾸는 데 성공하여, 세계유일 초대강국 미국을 상대로 맺었던 12년 전의 야바위 합의를 쓰레기통에서 다시 꺼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실상 핵보유국의 원수로서 바보 부시에게 평화협정을 협박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천재 김정일은 핵 폭탄 한 방으로 주한 미군과 한국군의 재래식 무기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10만㎢에 달하는 거대한 수용소'의 흙담을 난공불락의 철옹성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부시가 대량살상무기의 대형 깃발 뒤에 어린이 손수건만하게 내걸었던 이라크의 인권도 북한의 인권에 비하면, 공룡의 발톱에 끼인 때만도 못했다. 이라크 인권도 차마 서구 선진국은 눈뜨고 못 볼 정도였지만, 북한 인권에 비하면 감히 비교할 수조차 없었다. 북한 인권은 그토록 참혹하다. 인권유린과 대량살상무기 개발은 김정일의 양대 통치 수단이기 때문에, 초특급 비밀이기  때문에, '21세기의 위대한 태양'이 지지 않는 한 그 누구도 물증이 될 수 있는 사진 한 장도 '10만㎢에 달하는 거대한 수용소' 안에서는 영화 세트장이 아닌 한 찍지 못하게 한다. 

 바보 부시가 북한인권법을 상하 양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킬 때만 해도 기대가 자못 컸다. 비록 2002년에 기회를 놓쳤지만, 늦게나마 정신을 가다듬고 민족을 굶겨 죽이고 때려  죽이고 가두어 죽이면서 대량살상무기나 개발하는 악마에게 정의의 칼을 번득일 줄 알았다. 넉넉히 예산을 확보하여 김정일에게 바보처럼 상납한 11억 240만 달러를 상회하는 예산을 확보하여, '10만㎢에 달하는 거대한 수용소'에서 사는 것보다는 낫지만 고구려의 옛 땅에서 그 옛날 아프리카 흑인 노예보다 비참하게 사는 탈북자 30만을 일시에 데려가고 그 후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탈북자를 나오는 족족 받아들일 줄 알았다. 그러나 나도 바보였다. 바보 부시는 지상 최대의 독재자에게는 아낌없이 식량과 중유를 바쳤지만, 북한 주민을 위해서는 단돈 100만 달러도 아까워했다. 이라크 해방 때에 중국을 두려워하던 것보다 더욱 중국을 두려워하고 민주당과 국내 위선자들을 겁내어 요덕수용소에서 기적처럼 살아난 한 청년과 사선을 넘어온 한 어린이를 만나 값싼 동정심을 표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한 것처럼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리고는 악의 축 김정일에게 노골적인 추파를 던졌다.

 부시는 바보다. 2002년 3월에 자유의 여신에게 인권의 깃발을 들고 태평양을 건너게 하고 한 시간만 '10만㎢에 달하는 거대한 수용소'의 본부를 외과수술했더라면, 감히 중국과 러시아가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돈맛에 정신이 무인지경이었던 상황이라 아시아의 패권은 엄포용이었을 뿐 그 당시만 해도 '10만㎢에 달하는 거대한 수용소'를 위해서는 입김 한 번 불어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먼 산을 쳐다보는 상황에서는 평화위장세력이 장악한 한국도 꼼짝 못했을 것이다.

 그 사이 중국과 러시아가 너무 커 버렸다. 이제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력과 인공위성을 마작 판에 올려 빙글빙글 돌리며 미국에게 감히 도전하고, 러시아는 석유와 천연가스와 군사력과 인공위성을 러시아 룰렛에 넣어 미국에게 흔들며 코웃음을 친다. 북한 따위는 핵을 가졌다 한들 미국으로 봐서는 아무 것도 아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저렇게 북한의 등뒤에서 눈을 부라리며 서 있고 한국이 민족을 동맹에 앞세워 평화를 위장하고 이라크의 수렁이 점점 커지고 민주당과 언론이 미국의 여론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바보 부시가 할 일은 그저 시간이 가기만 기다리는 것뿐이다. 

 바보 부시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 내리막길을 가던 미국을 다시 한 번 추슬러 미국이 반세기를 다시 군림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  

  정의는 사라지지 않고 진실은 죽지 않는다. 때가 무르익었다. 모래시계의 모래가 거의 다 흘러내렸다. 이제 곧 뒤집을 때가 온다. 새 발의 피 한 방울로 끝날 일이 한우 한 마리의 피를 흘리는 희생으로 바뀌겠지만, '10만㎢에 달하는 거대한 수용소'가 언제까지나 저렇게 버틸 수는 없다. 진실의 순간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인권유린의 죄악과 방관의 죄가 하늘에 닿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독일식 통일은 불가능하지만, 20세기 최대의 기적을 만든 한국인의 저력이 도둑같이 찾아올 진실의 순간에 크게 빛을 발할 것이다. 하긴, 어찌 남의 나라에 한국의 운명을 또 맡기랴. 힘들더라도 우리 힘으로 자유통일을 이룰 것이다. 그 때는 바보 부시 또는 제2의 바보 부시 내지 제2의 겉똑똑이 클린턴도 못 본 척하지 않을 것이다. 2천만 북한 주민을 위해 한 100억 달러를 쾌척할지도 모른다.   (2007. 4. 14.)
                

[ 2007-04-14, 1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