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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김용민)는 왕궁리 발굴중간보고서 5 보고서(사진)를 최근 발간했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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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의 대규모 공동화장실이 발굴돼 '화장실 고고학의 총아'라 불리는 익산 왕궁리 유적(사적 제408호)에서 채취한 인분의 기생충을 분석한 결과 백제인은 채소를 주로 먹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김용민)가 고려대 기생충학교실에 왕궁리 기생충의 분석을 의뢰한 결과 대부분 회충(蛔蟲)과 편충란(鞭蟲卵)으로 확인됐다.
회충과 편충은 채소를 섭취할 때 주로 감염되는 대표적인 '채식성 기생충'. 반면 고기를 먹을 때 주로 감염되는 '육식성 기생충'인 조충란은 확인되지 않았다.
단, 조충란은 열을 가할 경우 형태가 파괴되기 쉽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부여문화재연구소는 "회충과 편충란의 발견으로 백제인이 주로 채소를 섭취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하며 "과거 식생활의 일면을 규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또 화장실을 축조하는데 사용된 목부재의 수종을 분석한 결과 굴피나무와 상수리 나무, 밤나무 등이 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왕궁리 유적은 백제 무왕(제위기간 600-641년) 대에 조성된 궁성유적으로 남북길이 490여m, 동서너비 240여m에 이르는 장방형 궁궐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삼국유사는 이곳을 한 때 백제 무왕이 천도했던 곳으로 기록하고 있다.
1989년부터 부여문화재연구소가 왕궁리 발굴조사를 맡아 대규모 화장실 유적을 비롯해 높이 16.8㎝, 길이 31.5㎝ 크기의 휴대용 변기, 소문ㆍ연화문 수막새, 각종 인장기와와 명문기와, 유리구슬, 금구슬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그동안 4차례에 걸쳐 중간발굴조사 보고서를 발간한 부여문화재연구소는 최근 왕궁리 기생충 분석 결과와 성벽 축조시기에 대한 연구 결과 등을 담은 '왕궁리 발굴중간보고 Ⅴ'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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