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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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두목 김태촌 톱스타 권상우에 ‘섬뜩한 협박’

鶴山 徐 仁 2007. 2. 8. 09:12

 

  • 팬미팅 거부 이유로…“사생활 폭로” 협박한 조폭출신 매니저와 함께 기소
    “나, 김태촌인데… 못만나겠다고? 집이 ○○빌라 ○○호 맞지…
    피바다 돼도 상관없다 이거지”
  • 신은진기자 momof@chosun.com
    입력시간 : 2007.02.07 00:01 / 수정시간 : 2007.02.07 19:24
    • 그의 목소리는 조용조용했다. 그는 큰소리 한 번 내지 않고, 나지막이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듣는 사람이 얼어붙을 만큼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나 김태촌인데, 내가 이름을 밝혔는데도 전화로 해야겠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나도 괜찮다 이거지.”

      지난해 4월 13일 밤 9시40분. 인기 영화배우 권상우(31)씨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나 김태촌인데….”

      현재 살아있는 폭력조직 두목 중 가장 유명하다는 김태촌(59·전 범서방파 두목)씨의 전화였다. 김씨가 자신의 이름을 여러 번 강조하자 놀란 권씨는 전화를 바로 끊었다. 김씨는 다시 전화를 걸어 권씨 대신 전화를 받은 권씨 후배에게 협박을 했다. “권상우 집이 ○○빌라 ○○호 맞지? 그럼 내일부터 피바다가 돼도 상관없다 이거지.”

      김씨는 일본인 친구 N씨로부터 “권씨가 시계를 받고도 팬미팅 공연을 해주지 않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권씨가 자신을 만나서 팬미팅 공연을 약속해주지 않을 경우 신체에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 ▲ 권상우/영화배우
    • 이튿날에도 김씨의 전화는 계속됐다. “내 친구가 사기당했다며 당신을 고소하겠다고 하더라. 언론이나 인터넷에 띄워서 명예훼손이 되든 재판을 하든 간에 괜찮다 이거지. 나를 피하려면 피하고 만나려면 만나라.”

      계속되는 협박을 견디다 못한 권씨는 녹음해둔 통화내용을 검찰에 넘겼고, 결국 김씨는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권상우씨와 폭력조직과의 악연은 이뿐 아니다. 권씨는 매니저 백모씨로부터 독점 계약을 강요받았다. 2003년 5월부터 2년간 권씨의 매니저 일을 해 온 백씨는 유명 폭력조직인 양은이파 부두목급 인물의 아들이자 폭력조직 신학동파의 조직원 출신으로 권씨에게 거물급 조폭들이 자신의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종종 과시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하지만 백씨측은 “조폭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매니저 계약이 끝난 이후인 2005년 11월에는 권씨의 사생활을 들먹이며 이를 언론 등에 폭로할 것처럼 권씨를 협박했다. “나는 감방 가도 편하게 지낼 수 있지만 연예인 스캔들이 알려지면 얼마나 파장이 큰지 아느냐, 무사할 것 같으냐”고 겁을 줬다.

      결국 권씨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소속사에서 일하는 동안 매니지먼트 일은 백씨에게 위임하며 이를 어길 경우 10억원을 백씨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줘야만 했다.

    • ▲ 영화배우 권상우씨가 전 매니저 백모씨에게 써준 자필 각서. 검찰은 6일“매니저 권한을 독점하기 위해 권씨를 협박한 혐의로 폭력조직원 출신인 백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한동안 권씨는 서울 자택에 들어가지 못했고, 권씨 어머니도 지방을 전전했다. 숙소도 여러 차례 옮겼다. 이를 두고 연예계에서는 권씨가 조직폭력배의 협박을 받고 있고, 보디가드와 함께 다닌다는 소문이 돌았다. 소문은 결국 사실로 밝혀졌다.

      권씨측 제보로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충근)는 6일 김태촌씨를 추가 기소하고 백씨를 구속기소 했다. 김씨는 1970년대 주먹계에서 조양은, 이동재씨와 함께 이른바 ‘3대 패밀리’ 시대를 주도했고, ‘전국 폭력계의 대부’라는 말까지 들었다.

      1986년 뉴송도호텔 나이트클럽 사장 폭행사건으로 구속됐다가 범죄단체인 ‘범서방파’ 결성 혐의가 추가돼 장기 복역하던 김씨는 2005년 7월 사회보호법 폐지로 풀려났다. 설교와 간증 등 신앙생활에 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던 그는 작년 11월 일본에서 귀국하는 길에 또 붙잡혀 수감됐다. 2001년 보안과장에게 2800만원을 주고 감방 안에서도 자유롭게 담배를 피우고 휴대전화도 쓴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