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남부선 열차는
부산 부전(釜田)역과 경북 포항(浦項)역을 오가는 기차로
계절마다 색다른 바다 풍광을 느낄 수 있으며 이 선로는
정동진-묵호 구간과 더불어 국내에서 열차에 탄채 바다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곳.
동해 남부선 열차가 출발하는 부전역 전경
마음 같아선 종착역까지 가보고 싶으나 여러 사정상 월내(月內)역 까지만 가기로 했다.
11월 17일 13시 부전역을 출발하는 무궁화호 1774호 열차에 몸을 싣고.....
평행선인 철길을 볼 때 마다 이 詩가 생각난다.
철길은 서로 만나고 싶지만
만나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열차를 보내기 위해서는
철길은 서로 만나서는 안됩니다
슬프지만 이대로 견딜 수 밖에 없습니다
철길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만나고 싶지만 만나서는 안되는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슬프지만 철길처럼
힘겹게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 이정하 )
시내 중심가를 벗어나자 (수영강)이 보인다.
(차창 유리에 반사광이 심해 좋은 그림을 얻을 수 없었음)
차창 너머로 해운대 앞 바다와 그 유명한 오륙도가 아스라히 보이고.....
동해 남부선 여행의 대미는 바다다.
해운대 달맞이 고개 부근에 이르자, 기차는 마치 바다 위를 지나는 듯 하다.
달리는 차창 너머로 송정 해수욕장이 보이고...........
맑은 햇살을 한껏 머금은 은빛 바다. 그 곁을 사시사철 푸르게 장식하고 있는 해송들,
이 모든 것이 열차 밖에 펼쳐지는 풍경이다.
동해 남부선 열차 차창은 시정(詩情)이 넘치는 천혜의 풍광으로
순간 순간 감동의 열린 세계를 안겨준다.
해안선 전체는 언제나 꿈결같은 서정적인 그림이 파도를 타고 출렁거렸다.
가든, 횟집, 모텔, 등 천혜의 자연풍광을 헤친 것들이 눈에 거슬린다.
월내역에 나를 내려놓고 떠나가는 .......... (날 포함해 두 사람이 하차 하였음)
동해 남부선 열차는 아무 역에나 내려도 고향처럼 포근하리라.
구릉처럼 얕은 산의 송림, 좁다랗게 누워있는 논밭, 낮게 엎드린 농촌의 지붕,
갯내음을 잔뜩 품은 어촌의 돌담, 바다와 모래밭을 반쯤 씩 걸터앉은 목선,
그것들은 하나 하나가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다 못한 이야기는
철길과 어촌의 작은 포구에 던져두고 그저 떠나라고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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