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하늘 우체국 아래서

鶴山 徐 仁 2006. 11. 11. 18:43
        ** 하늘 우체국 아래서 **



        茶香 : 조규옥


        은행나무 꼭대기에는
        하늘 우체국이 있다.

        그 우체국에는
        까치 한마리가 살고있어
        엽서속 사연들을 가끔씩
        하늘끝 어디론가 물고 갔다

        나도 언젠가
        억새꽃 사이의 바람에게 부탁해
        엽서를 올려 보낸적이 있었지만
        까치는 그 옆서를
        은행나무 가지 끝에 매달아 놓아
        끝내는 글씨조차 알아 볼 수 없이
        노오랗게 바래더니 결국 떨어지고 말았다.

        그런데도 난
        온 가을내 은행나무 밑에 앉아
        엽서를 써서 올려 보낸다
        비록 그 엽서가
        하늘 우체국에 닿지 못하고 다시 떨어져도
        난 오늘도 은행나무 밑에 앉아
        엽서를 쓴다.

        내가
        그리워하는 사람들
        만나고 싶으나 만날 수 없는 사람들
        어머니 아버지와
        단발머리의 주홍이 영순이
        그리고
        이름만 불러도 눈물나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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