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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둥 세관 문 닫는다` 소문 파다 [중앙일보]

鶴山 徐 仁 2006. 10. 20. 21:42
`단둥 세관 문 닫는다` 소문 파다 [중앙일보]
북한 사람들, 지도층 욕하는 일 잦아
북·중 접경지대는
18일 중국 단둥 중조우의교에서 중국 관리가 북한 신의주에서 나오는 화물 차량을 검색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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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신의주와 마주 보고 있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에서 만난 북한 강성무역 소속 무역업자 박모씨는 잔뜩 화가 나 있었다. 강성무역은 북한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 산하 기업이다. 한마디로 '끗발 있는' 무역업자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 그동안 짭짤한 수입을 올려 왔다. 그러니 단둥에 못 온다는 건 그에게 날벼락 같은 얘기였다.

그가 단둥 세관에 들른 것은 이날 오전 10시쯤. 갑자기 중국 측이 '북한으로 화공약품을 반출할 수 없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 측에 이 문제를 따지기 위해 급히 단둥으로 건너왔다. 여기서 그는 다음주부터 세관 문이 잠길 거라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이거 기막힌 얘기 아닙네까. 앞으로 난 어케 살아야 합니까."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면 세관 문도 닫아걸고, 북한으로 보내는 송유관 꼭지도 잠글 거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북한의 다른 무역업자 정모씨는 "지금 평양의 대학에선 김정일 이름 뒤에 '장군님'이란 말을 붙이면 따돌림당해요. 젊은애들도 다 알아요. 지금 북한은 전신마비 상태야요"라고 흥분했다. 이와 관련, 서울의 한 탈북자는 "대학생들이 공식적으로 김정일을 헐뜯는 말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단둥의 중국동포 무역업자 안 모 사장도 "분위기가 심상찮다. 세관 문이 잠길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문이 잠기면 밀수라도 해서 먹고살아야지 뭐"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사람들은 요즘 폭발 직전"이라며 " 술 마실 때 지도층을 욕하는 일도 많아 아무래도 징조가 좋지 않다"고 북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북.중 관계는 계속 꼬이고 있다. 단둥시에는 성(省)급 보호 건물이 하나 있다. 항미원조(抗美援朝)기념관이다. 1950~53년 중공군이 한국전에 참전한 것을 기념하는 건물이다. 시내 중심에 기념탑과 기념관, 자료전시관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그 기념탑 아래 계단 등 주변 조형물은 손상된 채 방치돼 있다. 올해 초 보수에 들어갔지만 7월 이래 갑자기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7월 5일) 직후의 일이다. 기념관 관리인은 "이유는 모른다. 어느 날 갑자기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가 언제 다시 시작될지는 모른다"고 전했다.

평양과 청진 같은 도시는 물론 신의주.회령 등 북.중 접경지역에는 전쟁이 터질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일부 북한 주민들은 유엔의 대북 제재에 "우리가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모른다"고 체념 조로 말하고 다닌다는 게 단둥의 중국 동포 박 모씨의 전언이다.

흥미로운 점은 북한 주민들이 전쟁설을 당국이 의도적으로 유포한 '관제 유언비어'로 받아들인다는 것. 북한 주민과 접촉이 잦은 박모씨는 "북한 사람들이 중국에 나와서 '북조선에 그런 소문이 퍼졌는데 아무래도 위(당국 혹은 노동당)에서 말을 만들어 퍼뜨리는 것 같다'고 한다"며 "북한 사람들 스스로 '당국이 주민들을 결속시키려는 의도에서 낸 소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단둥=진세근 특파원, 서울=박신홍 기자

2006.10.20 04:12 입력 / 2006.10.20 09:11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