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김지하 제명하라"는 작가회의, 세가지 이율배반
입력 : 2013.02.19 03:04 | 수정 : 2013.02.19 09:52
①유신 때 그의 구명위해 출범 ②시인은 가입도 안해
③정치 발언 문제 삼지만 다른 입장은 옹호
지난 16일 서울 마포에서는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시영) 정기총회가 열렸다. 한 젊은 문인이 안건에는 없는 발언을 자청했다. 그는 "작가회의 품위를 현저하게 손상시킨 회원"으로 시인을 지칭하면서 조직 차원의 적극적 조치를 촉구했고, 또 다른 회원은 '김지하 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려고 왔다며 가세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와 관련한 시인의 글과 발언이 주 이유였다. 찬반 격론 끝에 결정은 보류됐고, 이시영(64) 작가회의 이사장은 4월 초 열릴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제명 논란이 자가당착(自家撞着)으로 보이는 첫째 이유는 '태생 부정'의 논리 때문. 작가회의의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약칭 자실)는 1974년 11월 출범했다. 유신독재에 저항하다 그해 7월 사형을 선고받았던 김지하의 구명과 석방이 그 목표였다. 지금처럼 대통령과 정권 비판을 엔터테인먼트처럼 즐겨도 아무 문제 없는 때가 아니라, 말 한마디 잘못하면 잡혀가던 시절이었다. '자실'의 동료 선후배 문인들은 힘을 합쳤지만, 시인은 신군부가 정권을 잡은 1980년에야 석방됐다.
둘째 자가당착은 김지하 시인이 공식적으로 작가회의 회원 가입을 한 적이 없다는 데 있다. 1987년 자실이 민족문학작가회의로 법인화되며 이전 회원들은 그대로 승계됐다. 김지하 시인은 구명과 존경의 대상이었지, 형식적으로 회원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작가회의는 1991년, 김지하가 분신(焚身) 정국을 비판하는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는 글을 조선일보에 발표하자 그를 제명했다. 당시 이사장은 고은 시인. 그때 김지하는 "나는 작가회의에 가입 원서를 낸 적도 없다"며 무시했고, 작가회의는 몇 년 뒤에는 자신들 결정을 잊었는지, 시인을 작가회의 고문으로 모셨다.
시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산에 갔다며 아내인 김영주 토지문화관 이사장이 받았다. 김 이사장은 "그분들은 심심하면 제명하겠다고 하는 모양"이라고 웃으며 "김 시인은 작가회의 회원이었던 적도 없고 그분들에게 아무 관심도 없다"고 했다.
김지하의 최근 발언과 글에 대해서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비판이 가능할 것이다. 정제된 시인의 언어가 아니라 날것의 배설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문인에 대한 문인의 비판 수단이 말과 글이 아니라 '제명'이라면, 문인(文人)이라는 호칭이 부끄럽지 않을까. 지난 대선 직전, 젊은 문인들이 사실상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신문광고에 실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된 사건이 있다. 작가회의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쪽은 표현의 자유이고, 다른 하나는 품위 손상? 이번 제명 논란을 보며 이율배반과 자가당착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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鶴山 ;
우리사회의 문인이 아닌 '글쟁이'들, 특히 빨간물이 잔뜩 벤 것들의 장난질이라고 생각되어 한심스럽다.
아무 주관도 아니 영혼도 담겨 있지 않은 글들을 쓰면서, 까불되는 것들이 가소롭게 여겨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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