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泌材
左派 언론으로부터 ‘합리적 보수’로 평가받고 있는 류길재(柳吉在, 사진) 차기 통일부 장관 내정자는 대한민국 주도의 ‘흡수통일’(자유통일)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였던 인물이다.
柳씨는 특히 김대중 정권 시절 발표한 <21세기 통일의 전망과 과제>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주한미군의 단계적 감축실시’, ▲‘戰時작전통제권(전작권)의 완전회수’, ▲‘韓美군사동맹의 전향적 수정 고려’ 등을 주장하며 군사적으로 북한에 매우 유리한 주장을 했었다.
■ 통일문제: “흡수통일은 전(前)근대적 개념”
柳씨는 통일문제에 대해 “단순히 국토의 통합과 국가의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면서 “고토회복이니 흡수통일이니 하는 개념은 전근대적인 개념이다...(중략)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아니 한 만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을 언급하며 “한국의 대북정책은 現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포용정책의 틀을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햇볕정책이 “북한과의 공존과 한반도 분단 관리를 일차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따라서 포용정책은 非통일정책”이라고 못 박았다.
《포용정책은 언필칭 강력한 안보를 바탕으로 북한의 무력도발을 불용하고, 남북한 간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궁극적으로 남북한 간의 신뢰를 구축한다는 기조 하에서 추진되고 있지만, 남한의 우월한 국력에 바탕한 흡수통일을 배제한다는 것이다...(중략) 포용정책의 다른 이름인 햇볕정책-지금은 이 표현을 더 이상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단기적으로는 김정일 정권을 위기로부터 구해줄 것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북한을 변화시킬 것이며, 변화된 북한과의 통일을 상정하고 있는 정책인 셈이다.》
■ 對北지원 문제: “가급적 조건 없이 꾸준히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
柳씨는 또 같은 논문에서 대북지원 문제에 대해 “현금이 아닌 방식으로 전달이 가능하면서 인도적인 측면의 성격이 강한 것들은 가급적 조건 없이 꾸준히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대북비료 지원의 지속 ▲대북무상 지원의 빈도와 규모 증가 등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대북 인도지원 의지를 과시함으로써 민족주의적인 관점에서 한반도 문제의 한반도화에 기여할 것이다. 도와주려면 조건 없이 확실하게 도와주는 것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이는 인간 세상의 이치와 같다”고 주장했다.
■ 韓美동맹 관계: “미국으로부터 작전통제권 완전히 회수해야”
柳씨는 동북아 안정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한미동맹 관계를 언젠가는 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주한미군의 단계적 감축’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주한미군 문제는 북한이 오래 동안 그 철수를 주장해 왔지만, 최근에는 이에 대해 변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당장의 철수보다는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철수에 동의하고 있는 듯 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柳씨의 주장은 북한이 주한미군의 철수를 원하고 있으니 그들이 원하는 대로 철수시키자는 것처럼 해석된다.
그는 이어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를 언급하며 “점진적이지만 완전히 회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문제 역시 시간을 요하지만 그러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한국과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과의 군사동맹을 수정하고, 북한이 핵투명성을 보장하며 대량파괴무기, 독자적 기습군사능력과 군사력의 공격형 배치 등과 관련한 군비통제에 협력할 경우 핵우산 철회, ‘공동의 위험’ 조항 삭제 등 한미 간 군사동맹을 전향적으로 수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 北군사제일주의 노선에 대한 평가: “북한판 부국강병(富國强兵) 전략”
柳씨는 1998년 8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강성대국’ 건설을 구호로 제시한 데 대해 “북한이 주장하는 강성대국이란 정치, 사상, 군사, 경제에 있어서 강력한 힘을 구축하는 국가를 의미한다”면서 북한의 선군노선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강성대국’ 전략이 “향후 북한의 국가발전 목표가 경제부문임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중략)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이러한 북한의 구호가 1960, 90년대에 박정희 대통령의 근대화 전략과 유사한 것으로 인식하는 견해가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강성대국이란 우리의 ‘조국근대화’ 전략인 북한판 부국강병 전략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우리가 그러했던 것처럼 외부자원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는 추론이 간단하게 성립한다...(중략) 따라서 겉으로는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 운운하지만 그것보다는 경제강국 건설이 사실상 강성대국의 핵심이라는 관측이 유력시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의 對北교사로 알려졌던 左派성향의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7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柳씨에 대해 “평소 입장은 북한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중도보수 학자”지만 “북한의 핵실험으로 안보 이데올로기가 강하게 제기된 상황에서, 대통령을 대화와 협력으로 잘 설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柳내정자는 박근혜 당선자와 ‘박정희 인맥’으로 묶인다. 父親인 故류형진 박사는 5·16군사혁명 이후 제3공화국 수립 전까지 국가 최고 기관의 역할을 했던 국가재건최고회의의 의장고문을 맡아 박정희 前 대통령의 후광을 입은 인물이다. 교육학자였던 故류형진 박사는 ‘국민교육헌장’의 초안을 작성했었다. 그러나 柳내정자의 논문을 보면 그는 父親으로부터 DNA만 물려받았지, 理念을 물려받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조갑제닷컴 김필재 spooner1@hanmail.net
金成昱
류길재(柳吉在) 통일부장관 내정자는 북한정권과의 화해·협력을 주장해 온 인물이다. 지난 해 대선 직전인 11월12일 <민족·화해>에 발표한 ‘대북정책을 논한다’는 글은 그의 생각이 잘 정리돼 있다.
우선 ▲柳내정자가 말하는 통일은 북한정권과의 소위 “대화·교류를 통한 통일”이다. ▲북한정권의 개혁·개방이 목표가 아니라 소위 “순수한 인도적 지원”을 하자고 말한다. 조건 없는 정권 지원, 체제 지원을 하자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남한과 국제사회의 소위 다양한 대화와 교류를 하다보면 점차 “소용없는 무기가 될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그는 김대중 정권 시절 발표한 <21세기 통일의 전망과 과제>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주한미군의 단계적 감축실시’ ▲‘戰時(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완전환수’, ▲‘韓美군사동맹의 전향적 수정 고려’ 등을 주장했다. 전작권 환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韓美연합사 해체에 대한 柳내정자의 입장은 그 후에도 바뀌지 않았다.
2.
업그레이드되는 북한의 핵무기와 2015년 12월로 예정된 韓美연합사 해체를 앞두고, 자위적 核(핵)억지력을 모색해도 부족한 판인데, 햇볕정책 전도사가 통일부 장관에 임명된다.
柳내정자 생각이 현실이 된다면, 머지않아 북한은 남한의 물자를 흡수해 핵무기를 개량하고 미사일에 달아 휴전선 인근에 배치할 것이다. 2015년 12월 韓美연합사 해체 이후, 북한이 핵무기를 배경으로 도발을 벌이면 한국은 벌거벗은 채 인질로 전락해 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2017년 12월 대선은 치르나 마나다. 겁에 질린 상당수 국민은 거짓 평화, 가짜 평화를 말하는 종북 내지 좌파 성향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 2018년 이후 한국이 6·15와 10·4 연방제로 빨려 가면, 일등공신은 柳당선자가 같은 인물이다.
3.
지난 해 11월 발표한 ‘대북정책을 논한다’는 글을 음미해보자. 그는 우선 “이명박 정부와 같이 대북정책이 갖는 특수성을 몰각하고 한미 공조에만 의존하는 것도 현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한다. 이어 북한을 개혁·개방시키는 생각을 留保(유보)할 것을 강조한다.
“북한을 남한과 국제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생각을 잠시 유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개혁·개방과 같이 체제의 근간을 바꾸는 그러한 방향의 변화는 북한 당국의 결심이 필요하다. 그러한 결심이 서지 않았음에도 외부 세계에서 그러한 방향을 언급하는 것은 외부 세계가 북한체제를 흔들겠다는 시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한다. 더구나 북한은 지금 정권 교체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시점에 그런 얘기가 자꾸 나오게 되면 북한 스스로 과감한 변화를 하기 어렵다.”
북한을 개혁·개방시키는 것이 정책목표가 되서는 안 되며 북한이 알아서 변화를 하도록 내버려 두라는 것이다. 한국의 할 일은 무작정 지원, 무조건 지원을 하면 족하다는 식이다. 그의 말이 이어진다.
“남한의 대북정책이 북한을 변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신뢰와 평화를 조성하려는 시도라는 차원에서 추진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하는 이유는 그것을 레버리지로 해서 북한을 유인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순수하게 인도적인 차원에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동포를 지원하는 것이고, 그러한 지원을 통해 한반도가 냉전적인 적대관계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원하기 때문임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4.
그는 “경제협력에 있어서도 그것이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진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남한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차원에서, 즉 공동이익 차원에서 실시된다는 점을 정책으로 내걸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진시키는 것이 아닌 소위 “순수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지원이 주민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핵무기·미사일 개발과 3대 세습을 낳은 것은 이미 입증된 실패사례다. 柳내정자는 이렇게 파탄 난 햇볕정책을 되풀이 하자고 말한다.
柳내정자가 말하는 대북정책은 90년 독일 통일 이전 서독의 ‘동방정책(Ostpolitik)’과 완전히 다르다. 햇볕정책은 惡(악)한 것이고, 서독의 동방정책은 善(선)한 것이었다. 동방정책은 단순한 화해협력 정책이 아니라 공산주의 동독의 變化(변화)가 전제돼 있었다. 동독 정권과 주민의 분리를 통한 ‘인권 개선’과 ‘개혁 개방’이 목표였다. 특히 헬무트 콜(Helmut Kohl) 총리는 ‘대가를 받지 못하면 주지 않는다’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주지 않는다’ ‘동독이 요구하기 전에는 주지 않는다’는 3不(불) 원칙을 지켰다.
돈을 주고 자유를 사 오는 서독의 프라이카우프(Freikauf)는 절정판이었다. 62년~89년 사이 동독이 억류한 정치범 3만4천여 명과 가족 25만 명을 서독으로 데려와 자유를 누리게 했다(출처: 통일연구원 통계). 동독주민은 서독의 TV를 시청하고 왕래하며 통일을 꿈꿨고, 동독 영토 한 가운데 위치한 서베를린은 서독을 알리는 창구였다. 柳내정자는 이 모든 역사적 선례를 무시한 채 한국이 김정은 살리기에 나서라고 역설한다.
5.
柳내정자는 같은 글에서 소위 대화·교류가 있다면 核(핵)폐기가 될 것이며 이렇게 말한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의 재개 등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이를 전제로, 또는 우선적인 과제로 내거는 순간 대북정책은 북한이 원하는 프레임에 빠져서 다시금 불임의 정책으로 빠지게 될 것이다. 남북 간에, 국제사회와 북한 간에 다양한 대화와 교류가 발생하면 북핵은 점차 소용 없는 무기가 될 것이다.”
협상은 물론 대화·교류를 통한 北核(북핵)폐기는 불가능하다. 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남북관계가 이를 입증한다. 북한에 주는 돈과 쌀은 핵무기·미사일, 3대 세습으로 돌아왔다. 북한은 플루토늄탄에 이어 우라늄탄까지 선보이고 4차, 5차 핵실험까지 예고한다. 98년~2007년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 간 69억5천만 달러의 금품을 흡수한 북한은 군사비 지출만 늘렸다. 같은 기간 북한은 핵무장에 성공했고 미사일 능력을 세계 6위로 끌어올렸다. 柳내정자는 이 모든 현실도 무시해 버린다.
6.
그가 말하는 통일 역시 황당하다. 柳내정자는 “궁극적으로 대북정책은 통일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통일은 당장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며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에서 통일의 담론을 논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柳내정자 글을 보며 조선시대 유생들의 주자학 궤변을 접하는 느낌을 받았다. 현실을 무시한 관념의 극치다. 북한은 “주체혁명 위업 달성” 적화통일을 주장하는 공산주의 정권-주체사상 체제다. 이런 체제와 대화와 교류를 통해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의한 평화통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난센스다. 이런 인물이 통일부 장관에 앉는 것은 더욱 난센스다.
지금 한국은 김대중-노무현 시절로 회귀하고 있는가?
[ 2013-02-18, 14:17 ] |
[ 2013-02-18, 11: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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