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후보직을 전격 사퇴한 것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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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 맺힌 安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3일 서울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직 사퇴를 발표한 뒤 눈가에 눈물이 맺힌 얼굴로 캠프를 떠나고 있다. 지난 9월 19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65일 만이다. 이에 따라 18대 대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양강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외견상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결렬이 가장 큰 원인이 됐다.
후보 등록일을 불과 이틀 앞둔 이날까지 양측이 단일화 방식을 합의하지 못한 채 평행선 공방을 벌이는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두 후보는 지난 6일 첫 회동에서 후보 등록전 단일화를 합의한 이후 13일 경선룰 실무협상팀을 가동했지만 좀처럼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채 파행을 거듭하면서 이전투구 양상까지 보였다.
안 후보는 사퇴 회견에서 “저는 얼마전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했다.”면서 “제가 대통령이 돼 새로운 정치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협상 과정에서 거친 파열음이 불거지면서 ‘아름다운 단일화’ 취지가 무색해진 것도 ‘새 정치’를 표방한 안 후보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가 기성정치인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론에 직면한다면 정치개혁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는 “더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새 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많은 상처를 드릴 뿐이다. 저는 차마 그렇게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지율 추이도 안 후보를 압박한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6일 문 후보와의 첫 회동 이후 정국의 초점이 단일화에 맞춰지면서 안 후보가 표방한 ‘새 정치’는 뒷전으로 밀린 양상을 보였다.
이런 흐름과 맞물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다자구도 지지율, 야권후보 적합도 및 지지도에서 안 후보를 앞서는 결과들이 속속 등장했다.
그동안 무소속 후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를 지탱해온 가장 큰 힘인 지지율의 하락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단일후보 선출이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안 후보는 ‘이기는 후보론’을 내세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문 후보 측이 이 방식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상황이 여의치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후보는 이날 사실상 후보 간 담판인 특사 채널 가동이라는 마지막 승부수까지 던졌지만 교착상태를 푸는데 실패하자 결국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일화 불발 우려가 고조되는 것과 맞물려 그동안 두 후보의 중재역을 자처한 재야나 진보 성향 인사들이 하나둘씩 안 후보에 비판적 태도를 취하기 시작한 것도 감당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일후보로 선출된다고 하더라도 상처 뿐인 승리가 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민주당의 온전한 협력을 끌어내기 어려워진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더욱이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다면 ‘정치인 안철수’의 입지가 뿌리부터 흔들릴 가능성이 높았다.
안 후보 입장에서는 경선 승리가 불투명하다면 미래를 위해 과감한 사퇴 결단을 내려 민주당에 ‘빚’을 안기고 안 후보의 ‘새 정치’ 바람을 이어갈 동력을 남겨두는 것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안 후보가 단일화 경선에서 졌다면 재기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안 후보가 지금은 죽지만 미래에 다시 돌아올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결정을 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201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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