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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治.社會 關係

[사설] 박근혜·문재인, 이제 정면으로 맞붙나/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2. 11. 24. 00:05

입력 : 2012.11.23 23:03 | 수정 : 2012.11.23 23:06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23일 밤 "정권 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하겠다"면서 후보직을 사퇴했다. 안 후보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방식에 대해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면서 "더 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저는 얼마 전 제 모든 것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어 새로운 정치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말했다.

문·안 양 후보 진영이 지난 12일부터 벌인 단일화 방식 협상은 열흘 넘게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고집하면서 원점을 맴돌았다. 22일엔 두 후보가 그동안 각각 주장해온 방식을 뒤섞어 절충하는 방안까지 나왔으나 원칙을 벗어난 편법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을 한 차례 중단시키는 등 단일화에 미온적인 것으로 비치면서 야권 지지층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더 강한 비판을 받았다. 안 후보는 야권 후보가 단일화되지 않으면 문·안 두 후보 모두 패배할 수밖에 없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책임이 자신 쪽으로 더 쏠릴 것이라는 판단이 무겁게 어깨를 눌렀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의 작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돌면서 거세게 불기 시작한 '안철수 바람'은 이것으로 일단락됐다. 안 후보에 대한 지지는 역대 선거에서 기존 정치권을 향한 불만을 배경 삼아 반짝 등장하곤 했던 제3 후보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오랜 기간 강력하게 지속됐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안철수 현상을 통해 국민이 정치권에 보낸 경고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국민의 삶과 아무 관계 없는 자신들만의 정쟁(政爭)으로 국민을 계속 짜증스럽게 만든다면 제2, 제3의 안철수 태풍이 계속 두 정당을 덮칠 것이다.

안 후보의 사퇴로 12월 19일 대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양자 대결로 판가름나게 됐다. 지금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에서 새로 출범한 오바마·시진핑 리더십이 아시아 지역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각축하는 상황이다. 다음 대통령은 이런 환경 속에서 북한김정은 3대 세습 정권과 새로운 남북 관계의 틀을 짜야 한다. 모든 경제 지표가 빨간 경고등으로 바뀐 가운데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약속한 복지 확충과 경제 민주화라는 과제도 함께 떠안아야 한다. 박근혜·문재인 후보는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대선 기간 동안 이런 국가적 난제들에 대해 자신들의 해법(解法)을 제시하며 국민적 선택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