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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治.社會 關係

공권력 확립과 선진사회/ 이영해

鶴山 徐 仁 2011. 9. 16. 11:42

<이영해 교수의 세상보기>  

                  < 공권력 확립과 선진사회 >           

                                                                                      <국방일보 2011. 9. 15.>
 

이 영 해  한양대 산업경영공학 교수ㆍ(사)21세기분당포럼 이사장


최근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강정마을 사태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 중인 국책사업을 시위대가 장기간 막무가내로 막아선 것도 부족해 공사 방해자들을 연행하려는 경찰을 되레 억류하는 등 공권력을 희롱하고 무력화하는 일마저 벌어졌다.

또 최근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불법 시위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다. 광복절에 시위대가 덕수궁 대한문 앞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며칠 뒤에는 남대문 앞 대로를 점거한 채 개최한 불법 시국집회와 도심 일대에서 벌어진 시위로 곳곳에서 교통이 마비되는 사태를 빚었으며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급기야 물대포까지 동원했다.

집회와 시위가 헌법에 보장돼 있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사돼야 함이 전제돼 있다. 시위대는 아예 집회신고조차 하지 않고 공권력을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마저 보이기 일쑤다. 공권력을 얼마나 가볍게 보았으면 이런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가 과연 법치국가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법적 절차에서 벗어난 물리력에 의한 의견 표출은 어느 경우에도 허용돼선 안 된다. 또 명백한 불법행위에도 공권력이 손을 놓고 있는 형태는 과도한 공권력 행사만큼이나 잘못된 일이다.

선진국 사람들이 안정된 가운데 여유 있게 사는 여러 가지 이유 중의 하나는 철저한 준법정신이다. 그들에게 법과 원칙,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프랑스에서 철도파업 중 인도를 행진하던 시위자 일부가 차도로 진입하는 순간 경찰관들이 곤봉으로 사정없이 때린다. 시민이나 취재하는 언론도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폴리스라인을 넘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연방의원마저 가차없이 수갑을 채우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격하게 법을 집행한다.

특히 미국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경찰관과 말을 할 때에는 “Yes, sir”라는 말을 꼭 붙이도록 가르친다. 경찰관에 대한 존경의 표시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혹시라도 불손한 태도를 보였다가 피해를 볼까 걱정 때문이라고도 한다.

경찰이 불법 폭력 시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다짐하지만 결국 헛말이 된 일이 수없이 반복됐다. 엄정하고 단호한 법집행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공권력과 법질서 확립은 실현될 수 없다. 공권력 행사는 단호하고 엄정해야 하며 법치에는 예외가 없다는 것을 제대로 국민들에게 보여줄 때 비로소 공권력은 확립되고, 법질서는 국민 생활 속에 뿌리를 내리게 된다.

정의로운 사회, 공정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법과 제도의 구축이 필요하고 이와 함께 준법정신이 철저하게 요구된다. 준법정신은 국민뿐만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경찰과 공무원에게는 더욱 필요하며 준법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법이 잘 구축돼 있어도 무용지물이 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라고 국가에 위임한 강제력이 공권력이다. 선진사회는 공권력과 법질서를 확립함으로써 가능해진다. 법질서 확립은 확고한 안보체제 구축과도 관련이 있다. 법질서가 확립되지 않으면 확고한 안보체제 구축도 불가능하다. 국가의 공권력이 무너짐은 국가의 총체적 붕괴를 의미한다. 민주주의 기초는 법치주의다.(끝)

yhlee@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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