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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으로 보는 정치] '안'이냐 '박'이냐…헷갈리는 추석 민심/ 서울신문

鶴山 徐 仁 2011. 9. 17. 14:03

[여론으로 보는 정치] '안'이냐 '박'이냐…헷갈리는 추석 민심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손 털고 일어났음에도 언론의 관심은 여전히 ‘안풍(安風)에 머물러 있다. 민족 대이동이 있었던 지난 5일여의 추석연휴 기간 동안 실시된 언론사 조사의 메인 테마는 여전히 ’박근혜 대 안철수‘의 빅 매치였다. 양자 대결로 맞붙인 조사결과를 정리해 보면, 추석 직전 팽팽하게 엇갈리던 두 사람의 구도는 추석 이후 안원장의 지지세가 다소 정체를 보이면서 박근혜 전대표 쪽으로 여론의 무게가 약간 기우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지난 13일 조사된 조선일보와 국민일보의 세부 조사결과를 보면, 지역별로 박전대표는 수도권에서 박빙 우위, 영남에서 절대 우위, 충청에서 우위, 호남에서 절대 열세를 보였다. 연령별로 박전대표는 40대 이상에서 우위, 30대 이하에서 열세였다. 다만, 40대와 경기 거주민의 여론 흐름은 두 조사에서 상반된 흐름으로 나타나 이들의 의사가 향후 변화의 주요 포인트로 부상할 것 같다.

 

그렇다면 ‘추석 밥상 민심’을 이렇게 해석해도 될까? 안철수 원장의 혜성같은 등장으로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는 것에 위협을 느낀 보수층이 다시 박 전 대표를 향해 재결집하고 있다. 또는 안원장의 ‘대선 비관심’ 선언으로 인해 지지가 철회되고 있으므로 곧 ‘안풍(安風)’은 가라앉을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해석을 내리기에 앞서 ‘정치 입문‘과 ‘대선 출마‘에 대한 태도가 애매모호한 인물을 유력 대선주자와 양자로 맞대결 시켜놓고 이러저러한 평을 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 일인지부터 자문하게 된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46.6%의 사람들이 안 원장의 ‘단점’으로 '국가 운영 능력 부족'을 꼽았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할 것 같다(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 실제 안원장이 대선후보로 나서게 된다면 국정운영에 대한 자질적 측면의 국민적 검증이 엄격할 것임으로 예고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추석 여론조사의 또 하나의 핵심 헤드라인은 ‘무당파 증가’이다. ‘안철수 폭풍’ 이후 여론의 유동성 또는 가변성이 이전보다 더 커졌다는 분석. 그리고 이 폭풍의 직접적 결과는 유력한 야권 주자의 ‘실종’ 또는 ‘위기’로 현상한다. 물론 이는 새 인물, 새 정치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아졌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국민일보 조사에 따르면, 정당지지도를 중심으로 볼 때 무당파층은 42.5%인 것으로 나타났다(한나라당 32.6%, 민주당 21.3%, 기타 정당 3.6%). 특히 20대(48.0%), 30대(52.2%)는 절반 가까이가 ‘지지정당이 없다’고 응답했다. 더구나 ‘제3정당 필요성’에 대해 지역적으로는 서울(53.2%)에서 ‘동의’가 가장 높았고, 대학 재학이상의 고학력층(61.4%)과 화이트칼라 직업군(61.7%)에서 60% 가까이가 긍정적 입장을 취했다.

 

즉, 서울 등에 사는 20∼30대 고학력 화이트칼라 계층이 무당파군(群)의 프로파일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들이 ‘안철수 현상’의 바탕 세력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들 무당파층은 깨끗하고 깔끔하게 자기 전문 분야에서 정도를 걷는 ‘안철수식 성공모델’을 꿈꾸는 사람들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번 추석민심 조사 중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눈여겨볼 내용이 있다. 안 원장의 거취와 관련해 ‘제3의 정당을 만들어 정치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26.1%)’, ‘기존 정당에 들어가 개혁하는 것이 좋다(12.2%)’는 의견보다는 ‘교수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60.5%로 나타난 결과다.

 

이는 ‘대권주자로는 지지하지만 정치를 하는 것은 싫다‘라는 상당히 이중적인 메시지이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출렁이는 민심과 여론이 좀 진정돼야 해답이 나올까. 일단은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건지 또는 정치를 할 건지 아니면 이념적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따지기 전에 정말 내가 원하는 정치인상은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차분하게 물어보는 과정이 필요한 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도 저도 아니라면 오직 ‘안철수’는 ‘박근혜’의 ‘반정립’으로서만 의미가 있는 것인가.

 

[이은영 기획위원ㅣ아이앤리서치컨설팅 이사]

 

 

 

<사진 출처=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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