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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데스크] 간첩 하기 참 좋은 나라

鶴山 徐 仁 2011. 8. 13. 08:35
사설·칼럼
조선데스크

[조선데스크] 간첩 하기 참 좋은 나라

입력 : 2011.08.11 23:08 / 수정 : 2011.08.11 23:53

강철환 동북아연구소 연구위원

북한에서 남한의 간첩질을 하거나 반역행위에 해당하는 반(反)체제 활동을 했다면 본인은 물론 그 가족까지 잔인하게 처형되거나 종신수용소에 수감된다. 그 고통이라는 것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하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간첩죄'나 '반역죄'는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2000년 중반경 함경북도 무수단 일대에서 GPS 시스템을 장착하려던 북한 내 간첩망이 일망타진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조선족까지 망라된 그 사건은 함경북도 도(道)보위부에서는 매우 큰 사건으로 취급됐지만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측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 벌인 공작으로 소문만 무성했다. 이 사건을 접한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아직도 북한 같은 곳에 침투하는 용감한 사람들이 있는가"며 극찬이 자자했다.

언제부터인가 남쪽에서 훈련받고 북한으로 침투했다는 이야기가 사라졌다. 배부른 남쪽에서 인간 생지옥 같은 북한에 들어가 목숨 걸고 정보활동을 하겠다는 남쪽 사람들은 아마 거의 없어지지 않았나 싶다. 또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북(對北) 정보·공작 라인들이 대거 축소되면서 북한 내 공작침투 활동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남쪽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정보가 북한으로 마구 흘러가고 간첩이 오히려 큰소리치는 세상이 됐다. 종북(從北)잡지 '민족21'의 비정상적인 배경에는 북한의 대남공작 부서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종북정당'으로 지탄받는 민노당의 행태 역시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노동자·농민의 정당임을 자처하면서도 북한 노동자와 농민들의 삶에는 관심이 없다. 6곳의 정치범수용소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반인륜적 살육행위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북한인권법조차 반대하고, 김정일 집단의 3대세습에 대해서도 비판을 거부하는 비정상적 행태의 뒤에는 조선노동당 대남공작 부서들이 있었고 그것은 사실 놀라운 일도 아니다.

지난 10년간 햇볕정책 속에서 북한을 뻔질나게 다니던 많은 인사 대부분은 북한의 대남공작에 엮일 수밖에 없었다. 돈으로 안 되면 협박으로, 그것도 안 되면 여자까지 붙여서 약점을 쥐는 북한의 공작은 그 치졸함이 상상을 초월한다. 그 마수(魔手)에 걸리면 누구든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올가미에 걸려도 최소한의 양심만 있으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 지금 진보를 자처하는 상당수의 정치인이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면서 3대 세습에 대해 침묵하는 배경에는 그런 약점들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김정일 정권과 내통한 사실이 밝혀져도 '공안탄압'이라 떠들어대고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조금도 반성하지 않는 분위기다. 형량이라는 것도 너무나 가벼워 간첩·반역 행위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각인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간첩 하기 참 좋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반역의 무리가 국민의 지탄을 받으며 엄중하게 처벌받는 정상사회로 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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