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곁에만 있어도 좋겠습니다
아침녘에 눈을 뜨면 가슴이 찡해 옵니다.
아내의 자리가 비어있다는게 너무 허전합니다.
오늘도 이렇게 맥이 풀린 하루가 시작되나 봅니다.
보통은 그냥 혼자 살며시 침대를 빠져나와
깨우지 않은 채 출근을 준비하곤 하였지만
간혹 내가 일어날 때 같이 잠이 깨는 때이면
그냥 침상에서도 이런 저런 얘기로 많은 걸 챙기곤 하였지요.
무엇은 어디에 있으니, 꼭 먹고 가라느니
옷은 어떤 걸 입으라는 등, 주문이 꽤도 많았는데...
요즘은 아침에 직접 챙겨주는 사람도 없고
잔소리 하는 사람마져 아무도 없으니
어쩐지 하루의 시작이 너무 많이 허전하게 느껴진답니다.
아내의 이런저런 주문들이 잔소리로 들리기도 하였고
때로는 짜증스럽기까지도 했는데
한동안 그 소리를 전연 들을 수 없는 가운데 살아가는 느낌이
이토록 하루의 시작을 김빠지게 만들게 될 줄을
아내가 곁에 있었을 땐 미쳐 깨닫지 못했습니다.
아무런 얘기는 주고 받지 못한다 해도
비록, 출근하는 남편을 자상하게 챙겨주진 않더라도
집안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내의 몫은 어느 정도 감당하고 있다는 걸
요즘 아내가 오랫 동안 비워둔 빈자리를 볼 때마다
절실하게 느끼면서 깨닫고 있습니다.
이제는 하루 빨리 집으로 돌아와
그냥 제 곁에 있어만 주어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