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내리는 날이면
오랜 가믐 속에서 어제부터 내린 단비는 참 고마운 전령인 것 같습니다.
늘 우리와 함께 하는 대자연은 보면 볼수록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 데,
우리는 흔히 자연을 간과하고 더불어 사는 걸 잊어버리는 때가 많습니다.
세상 모든게 세월 속에서 변하고, 사람도 생성하고, 사멸하는 것이거늘
사는 동안 대자연의 섭리를 닮아 부질없는 욕심을 부리지 말고, 살면,
마음을 비우고 살수만 있다면 세상만사 모두가 더없이 평온할 터인데,
천년만년이나 살 것인양 끝없는 욕심을 채우고, 또 채우려다가 보면,
불현듯 죽음의 문턱에 와 있다는 걸 때 늦어 아는 게 안타까울 뿐이죠!
한 세상 살면서 마음의 욕망을 내리는 빗물에다 씻겨 내릴 수 있다면,
세상살이도 그리 힘들지는 않을 터인데, 어리석게도 삶의 덫에서
스스로 헤어나지 못하고 이래저래 바둥거리다가 가는 것만 같습니다.
빗방울도 한 번 여울져 흘러가면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것 마냥,
사람의 삶도 그와 같은 것인데, 무슨 미련을 그토록 버리지 못할 까!
덧없이 쌓이는 욕망이란 이름의 모든 찌꺼기들을 빗물로 깨끗하게 지우고,
맑고, 가벼운 마음으로 단장을 하고 싶은데, 이것마져도 욕심일 까 하고,
정녕 안타깝고, 두려운 맘으로 말없이 흘러가는 빗물에다 물어보고 싶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