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서울신문 사설] 우려되는 오바마 정부의 보호주의 장벽

鶴山 徐 仁 2009. 2. 2. 21:16

글로벌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자국 시장을 지키려는 보호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관세장벽을 쌓거나 반덤핑 조사를 강화하는 등 보호무역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이로 인한 통상마찰과 외교갈등도 증폭될 조짐이다. 보호주의 논란을 촉발시킨 나라는 자유무역의 전도사를 자처하던 미국이다.

미 하원은 지난달 28일 819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을 통과시키면서 공공 건설사업에 미국산 철강 제품만을 사용한다는 ‘바이 아메리칸’ 조항을 부칙에 끼워 넣었다. 미 상원은 한 발 더 나아가 공공사업에서의 미국산 제품 사용 의무화 대상을 모든 공산품으로 확대하는 경기부양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런 보호주의 움직임이 세계 경제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판단한다. 더구나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다.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외치다가 이제 와서는 혼자 살겠다고 무역보호 장벽을 높이 쌓아 올리는 것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초강대국으로서 취할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

많은 나라들이 겉으로는 자유무역을 외치면서 미국을 비난하지만 안으로는 보호주의를 선택하고 있다. 보호무역이 확산되면 교역이 위축되면서 세계 경제 침체는 가속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다급한 마음에서 선택한 보호무역이 결국은 모두가 함께 망하는 지름길이 되는 셈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보호무역의 유혹에서 벗어나 세계 경제를 공멸로 이끄는 보호주의가 아니라 함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공생의 방안을 찾기 바란다. 우리 정부도 G20 등 국제공조를 통해 보호무역 장벽 철폐 노력을 전개하는 한편 새로운 경제환경에 맞는 수출촉진책으로 보호주의 파고에 대비할 것을 당부한다.

2009-02-03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