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장이 넝쿨의 교훈 』
항상 우리에게 끈기와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담장이 넝쿨을
난 일찍이 중학교에 입학하던 때부터 좋아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지금도 우리 동창들은 모교를 떠올리는 때이면 담장이 넝쿨 우거진
정들었던 유서 깊은 교사와 교정을 언제나 함께 기억나게 한답니다.
살아가며 집을 옮길 때마다 습관처럼 담장이 넝쿨을 즐겨 심게 되어,
현재 살고 있는 집에도 예외 없이 당장이 넝쿨을 짤라다 심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내가 수련을 하고 있는 이곳 천선원에서 까지도 단 세 그루인 담장이 넝쿨 중 한 그루가 제 방 창틀 아래에 있답니다.
뿌리도 없이 그냥 짤라다가 심어도 스스로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게, 나에게는 항상 교훈을 주고 있는 스승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탄탄한 토양 위에서 갖가지 보호를 모두 받으면서도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은 담장이 넝쿨에게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겁니다.
아무리 척박한 환경에 놓여지게 된다고 해도 굳건히 자신을 지키는
담장이 넝쿨로부터 우리는 많은 것을 무언으로 들어야 할 것입니다.
정녕 끝이 어딘지 모르게 줄기차게 뻗어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닮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고, 한편으로는 많은 반성을 하게 된답니다.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의 의지가 약해지게 되고, 포기하고플 때마다
예전부터 나의 스승처럼 존재하는 담장이 넝쿨의 모습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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