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장중 한때 지난해 종가에 비해 4.02달러가 급등한 배럴 당 100달러를 기록, 지난 2004년 9월 배럴 당 50달러를 넘어선 이후 3년여 만에 배럴 당 100달러 고지에 올라섰다.
100달러 돌파 이후 배럴 당 98달러 대로 밀리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WTI 가격은 결국 3.64달러, 3.8% 오른 배럴 당 99.62달러에 거래를 마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도 함께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가는 지난해 11월21일에 기록한 99.29달러였으며 종가 기준 최고가는 지난해 11월23일의 98.18달러였다.
인플레를 감안한 사상 최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란-이라크 전쟁이 공급위기를 불러왔던 지난 1980년 4월에 기록한 배럴 당 101.70달러(당시 가격 배럴 당 38달러)라고 밝히고 있지만 계산방법에 따라 배럴 당 96달러에서 103달러까지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WTI 가격은 지난해 57%의 상승률을 기록, 1999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으며 2000년과 비교할 때는 근 세배가 올랐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2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장중에 지난 1988년 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고가인 배럴 당 97.75달러까지 오르는 급등세를 보인 끝에 지난해 종가에 비해 3.79달러, 4% 오른 배럴 당 97.64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미국의 제조업지수 급락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확대시키면서 달러화의 가치하락을 촉발시킨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나이지리아와 알제리 및 파키스탄의 정정불안, 멕시코산 원유수입 중단설, 미국 원유재고 감소와 한파 전망 등이 겹치면서 급등세를 나타냈다.
앞서 다우존스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180만 배럴 감소, 7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3년 만에 최저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무장세력이 나이지리아의 석유도시인 포트 하코트를 공격, 적어도 13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자 세계 8대 원유수출국인 나이지리아의 석유수출 차질 우려를 촉발시켰다.
이밖에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밑돈 47.7을 기록,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확대시킨 것도 달러화 가치 하락과 이에 따른 투기자본의 원유시장 유입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
이와 관련, 시장 관계자들은 수급불안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이 상존해 있는 가운데 한꺼번에 갖가지 악재들이 겹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나타냈다면서 공급불안 우려를 자극할만한 일이 발생하면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100달러 돌파를 투기자본의 인위적인 유가 부양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2002년 이후 나타난 유가의 추세적 상승이 근본적인 수급불안에 기안한 것임을 감안할 때 세계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이로 인한 수요감소가 가시화되지 않는 한 상승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고 전했다.
한편 NYMEX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국제금값도 국제유가의 급등과 달러화 가치 하락, 지정학적 위험 고조 등으로 인해 이날 장중에 온스 당 864.90달러까지 상승, 875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1980년 1월21일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뉴욕=연합뉴스